관념론과 경험론
전학사
스페인의 무적함대가 침략한다는 공포 속에 태어난 아이가 있었습니다. 이 아이는 자라 나라를 대표하는 학자가 되었고 황태자의 선생이 되기도 합니다. 한창 활동할 시기에 그는 내란에 쫓기어 타국에서 유랑생활을 하기도 합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생존하는 평화를 위해서는 절대 권력인 ‘리바이어던’에게 생존을 맡겨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가 죽고는 시민들은 절대왕권을 무너뜨리고 입헌군주제라는 지금까지 전혀 없었던 통치체제를 만들어 냅니다.
시대가 사람을 만드는 것일까요? 아니면 사람이 시대를 만드는 것일까요? 오늘은 17세기 영국의 정치학자 홉스가 1651년 발표한 문제의 서술 『리바이어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홉스는 정치학자로 말씀드렸지만, 철학자 과학자 모두였습니다.
권박사
그렇죠. 그때는 뭐
데카르트 같은 경우는 모두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를 말한 철학자로 기억하지만, 수학자이자 광학자였습니다. 수학에서 큰 업적을 많이 남겼죠. 대수학과 기하학을 하나로 통합해서 ‘해석기하학’을 창안했습니다.
X축과 Y축을 그려 평면을 4분면으로 나누는, 우리가 흔히 아는 좌표평면도 데카르트가 발명했습니다.
전학사
홉스와 데카르트는 같은 시대 때 사람입니다.
홉스는 영국에서 데카르트는 프랑스를 중심으로 활동했습니다. 당시 가장 최첨단의 학문이 기하학과 광학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두 명의 천재적인 인물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고 연구했으리라 짐작이 됩니다.
『리바이어던』은 1651년에 홉스가 나이가 63세가 되던 해에 영국에서 출판된 책인데 오래된 책이죠.
『리바이어던』을 본격적으로 이야기하기 전에 철학의 기본 개념에 대해서 좀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그다음에 저희가 항상 했듯이 홉스에 개인사와 관련해서 이야기를 나누시죠.
『리바이어던』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 중에 하나가 사회계약론입니다. 사회계약론이 홉스가 사실상 『리바이어던』을 통해서 처음 이야기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권박사
그렇지 않습니다.
전학사
그렇다면 홉스가 사회계약론을 처음으로 주창한 인물이 아니다는 내용은 박사님께서 말씀 주시겠습니다.
홉스 이후로 대표적인 사회계약론 학자로선 로크하고 루소가 있는데 이 세 사람은 조금씩 이야기하는 내용이 다릅니다. 그 내용에 대해서도 한번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리바이어던』 본문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야기할 때는, 어떻게 홉스가 사회계약을 통해서 리바이어던을 탄생시키는가, 리바이어던은 어떤 사회에서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철학의 기본 개념들을 여러분께 말씀드리고 싶은데, 권박사님 수준에서는 말이 안 되는 구분일 수도 있습니다.
권박사
철학의 기본 개념들이라고 하는데 가늠이 안되네요.
전학사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개념이거든요.
교과서에는 홉스는 이런 학자로 소개가 됩니다. 교과서는 이분법적인 걸 좋아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교과서는 구분을 짓기 좋아합니다. 기본 중에 하나가 관념론과 경험론입니다.
관념론을 대표적인 학자는 권박사님께서 언급한 데카르트, 그리고 경험론을 대표하는 학자로는 프랜시스 베이컨입니다. 이 둘 다 오늘 저희가 다룰 홉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학자들입니다.
관념론은 짧게 말하자면 이성을 바탕을 둔 연역적 사고를 통해서 진리에 도달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입니다.
연역적 사고방식에서 가장 유명한 명제가 ‘소크라테스는 사람이다, 모든 사람은 죽는다, 모든 사람은 죽는다’입니다.
경험론은 여러 가지 경험을 통해서 하나의 진리를 만들 수 있다. ‘100번째 백조가 흰색이니, 101번째 백조도 희색이다’는 식이죠.
권박사
경험론(empiricism)는 감각 자료, 인간이 감각기관을 통해서 받아들이는 데이터 그것을 감각자료(sensory data)라고 하죠. 감각 자료를 지식의 원천으로 봅니다.
관념론은 지식 원천을 인간의 정신 마인드에 있다 봅니다. 관념론 중에서도 굉장히 다양한 조류가 있습니다. 관념론이 절대적으로 감각 자료를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면 칸트도 우리가 관념론자로 분류하는데, 칸트가 감각 자료를 당연히 부정하지는 않죠.
그렇다면 왜 칸트가 관념론자 인가하면, 감각 자료가 그대로 머릿속에서 반영이 되는 게 아니고 선험적 범주를 가지고 있다 보고 있습니다.
인간 정신이 생득적으로 가지고 있는 그런 선험적 판단 범주에 따라서 외부에 경험 세계를 재구성합니다. 그래서 구성주의(constructivism)라고 그렇게 하는데, 이 구성주의도 다 합리주의 범주 안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