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치울 때 청소기는 엄마 입 이래, 더러운 게 보이면 다 빨아들이지. 청소가 끝나고 엄마 마음속에 차고 넘친 먼지는 나한테 고함으로 돌아와. 우리 집은 청소기가 돌아가거나 말거나 시끄럽고 더러워.
나는 깔끔 떠는 여자가 아니다. 그랬다면 아이들이 잠든 밤마다 부지런히 집안 정리를 했겠지. 일주일에 한두 번, 청소를 하고 나면 아이들은 하얀 도화지를 받은 것처럼 정리된 장난감을 다시 꺼내 나의 청소를 없던 일로 만든다.
얼마 전 아주 오랜만에 딸아이 방 청소를 하는데 나는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 딸아이가 좋아하는 플레이도와 샵 킨스가 방바닥 여기저기에 거의 버려져 있는 것이었다. 딱딱해진 플레이도는 청소기로 청소하고 샵 킨스는 내가 주워서 정리했다. 남편이 딸아이한테 사다 바치는 장난감들은 포장을 푸는 순간에만 사랑받고 있었다.
나는 청소를 하다 말고 남편을 불러 딸아이에게 특별한 이유 없이 장난감을 사주지 말라고 화를 냈다. 그리고 이제부터 우리는 딸아이에게 하루에 1불, 일주일에 7불을 용돈으로 주기로 했다.
돈이 생긴 딸아이는 흥청 방청 나에게 플레이도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나는 플레이도 20개짜리를 사서 딸아이에게 하나에 1불씩 팔다가 두 개에 1불로 바꿔 팔고, 어느 날은 서비스로 세 개를 1불에 팔기도 했다. 돈이 금방 없어질 거라는 나의 경고를 무시한 딸아이는 일요일에 받은 용돈을 목요일에 다 써버렸다. 파산한 밤, 딸아이는 잠들기 전에 나한테 지퍼락을 달라고 하더니 가지고 놀던 플레이도를 모두 집어넣었다.
집에 있는 플레이도는 이제 동이 났고 딸아이와 가게에 같이 가서 플레이도를 사 와야 되는데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겠다.
딸아이가 지퍼락을 자꾸 꺼내서 쓴다. 지퍼락도 돈을 받고 팔아야겠다.
준혜이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