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된 상실의 시대를 5분도 못보고 꺼버린 이유,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 속의 아오이가 보기 싫었던 이유는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이 나랑 비슷한 여자일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사람이 된 문장은 나 혼자 보라고 만들어지는 게 아니니까 나를 닮은 영화배우가...
겨울에 지친 나의 봄맞이 독서는 상처받은 마음이 사랑과 용서로 치유되고 변화한다는, 가끔 냉소적으로 코웃음을 치게 만드는 이야기들이다. 아름다운 거짓말, 어젯밤 내가 꾸던 꿈, 아이들에게 내가 주고 싶은 사랑. 이런 것들이 매일 좋아졌다 나빠졌다하면서도 성실히 오고 있는 따뜻한 계절에 어울리는 나의 태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영화 미 비포 유는 주인공들의 얼굴이 내가 바라던 모습이라 마음에 든다. 그래도 영화 속 배우들보다 더 괴로워하는 소설 속 주인공들이 불쌍해서 나는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한 번 읽었다. 오, 윌! ㅠㅠ
내가 보는 앞에서 불필요한 것까지 줄줄 묘사 된 소설 속 주인공처럼 살고 있는 우리 가족들을 생각해본다. 밖에 나가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줄만한 모습으로 자신들을 각색하고 통제할 어른과 아이들. 역시 나는 영화보다는 소설이 재미있다.
사진은 네이버에서 준혜이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