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인류연재

요가 소년과 아이스크림

by 준혜이

무리하지 않습니다. 요가 소년이 말한다. 이 말을 신호로 나는 무리하게 몸을 비틀거나 다리를 들어올린다. 각자의 수련이 있습니다. 요가 소년은 위로한다. 그러면 여기까지가 나의 수련이다. 바닥에 등을 대고 눕는다. 눈을 감고 숨을 쉰다. 한 번 더 할 수 있어 요가 소년 몸 위에 드리운 플레이 버튼에 손가락을 갖다댄다. 안녕하세요, 요가 소년입니다. 의자 자세로 후회한다. 만족을 모르는 사람의 몸과 마음에 안식은 없다.

한 때는 건강을 낭비하고 몸을 무시하면서도 잘 살 수 있었다. 밥만 제 때 먹여주면 더이상 요구하는 것이 없던 어리고 순진한 몸은 밤마다 침대에 가만히 눕혀놓는 걸 불편해하지 않았다. 아무거나 먹고 마시면 몸이 아니라 마음이 더 아프던 시절이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다니던 헬스 클럽이 문을 닫아 두 달 넘게 운동을 하지 않았다. 밤에 잠을 자려고 침대에 누우면 다리가 쑤셨다. 이제 깨어있는 동안 제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쉽게 잠을 이룰 수 없는 몸이 되었다.

요가 소년은 자세가 힘드시면 무릎을 굽히셔도 됩니다, 말하지만 나는 무릎을 굽히지 않는다. 그렇게 몸에 통증을 더한다. 가만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얻은 고통을 떠올린다. 무릎을 더 곧게 펴본다. 다리가 덜덜 떨리고 뜨거운 공 하나가 몸 속에서 느껴진다. 이 순간이 지나가면 죽은 듯이 눕게 될 거라는 걸 안다. 언제까지나 젊을 줄 알고 나이들어 팔다리를 오므린 채 살고 싶지 않다.

냉동실 문을 열면 세 가지 맛의 Ben & Jerry’s 아이스크림이 있다. 올 여름에는 우리가 구할 수 있는 모든 Ben & Jerry’s 아이스크림을 먹어보기로 했다. 무리하지 않습니다. 각자의 수련이 있습니다. 요가 소년의 목소리가 귓가를 맴돈다. 세 통의 아이스크림 뚜껑을 다 열었다가 하나는 닫는다. 불만족스러운 상태에 익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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