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부터 일기를 써왔다. 그것도 남들 보라고 공개적인 곳에다가. 아주 오랫동안 다른 사람에게 들키고 싶은 마음을 품고 살아왔다고나 할까. 그 시간을 다시 읽고 있으면 그게 무슨 이야기든지 그 때 나와 가깝던 사람에게 전화하고 싶어진다. 여보세요, 나야, 뭐해. 그리고 이어지는 밑도 끝도 없는 헛소리. 보고 싶다. 웃기고 싶다. 싸우고 싶다. 노래방 가고 싶다.
위험하다, 오늘 모두에게 들키고 싶은 내 마음은. "머리에 꽃을 달고 미친 척 춤을, 선보기 하루 전에 홀딱 삭발을, 비오는 겨울밤에 벗고 조깅을" (일탈, 자우림) 뭐 이런 마음이랄까. 그래서 이제 그만. 야, 뭐해. 뭐하냐고. 미안하다.
준혜이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