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구 구로동 김가네 곱창구이
예전부터 우리나라에서는 소 한 마리를 잡으면 버리는 게 거의 없었습니다. 수십여 부위로 나뉘는 고기뿐만 아니라 각종 뼈와 부산물, 심지어 가죽까지도 그 쓰임새가 각기 있었기 때문이지요.
이는 소고기 부위별 분류를 보면 확연히 드러납니다.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에서는 소고기를 15 부위로 분류하여 먹고 미식가의 천국이라는 프랑스에서는 35 부위로 분류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무려 120 부위로 분류하여 먹고 있으니 외국인들이 봤을 때 대단히 놀라고도 남을 일입니다.
곱창은 소의 부산물에 속하는데 양, 천엽, 홍창(막창), 대창 등 많은 내장 부위들 중 한국인이 가장 즐겨먹는 부위입니다. 소의 작은창자 즉 소장을 일컫는 곱창은 굽거나 전골요리에 많이 쓰입니다. 특히 소곱창구이는 나름의 비법을 가진 맛집이 동네마다 한 곳쯤 있을 정도로 성업 중입니다.
"곱창은 정력과 기운을 돋우고 비장과 위를 튼튼히 해주며 오장을 보호하고 어지럼증을 다스리는 효능이 있다"라고 허준이 쓴 동의보감에도 나와 있는 걸 보면 우리 민족이 곱창을 먹기 시작한 역사는 꽤 오래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소곱창은 철분과 비타민이 풍부하고 고단백 저 콜레스테롤 식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남녀노소 할것없이 누구나 즐겨먹는 음식이기도 하며 술 좋아하는 국민성에 걸맞게 안주감으로도 최고로 칩니다.
우리 가족도 곱창요리를 좋아합니다. 특히 딸아이들이 좋아합니다. 해서 일 년에 몇 차례 곱창 외식을 합니다. 가족 외식을 할 때면 가급적 아이들 의견을 존중하는데 십중팔구 아이들은 곱창집을 선택합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대림역 부근에는 곱창거리가 있습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구로구 구로동입니다. 김가네 곱창구이도 그곳에 있습니다. 이 집은 부추 곱창을 내놓습니다. 철판에 곱창을 두르고 가운데에 버섯과 함께 부추를 올려 살짝 데쳐 먹는 방식입니다. 찬 성질의 부추와 기름진 곱창은 서로 보완 작용을 하기 때문에 궁합이 잘 맞습니다. 뻣뻣하던 부추가 곱창에서 베어 나오는 기름과 어우러지며 부드러워집니다. 그때 잘 익은 곱창 한 점을 얹어 자체 개발한 소스에 찍어먹습니다.
매콤하면서도 개운한 소스는 곱창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마성의 소스입니다. 거기에 향긋한 부추까지 더해지니 다섯 가족이 가면 두 판은 거뜬히 해치웁니다. 마무리로 밥까지 볶아 먹어야 비로소 숟가락을 내려놓게 됩니다.
이곳에서는 곱창 모둠, 막창, 대창, 염통, 벌양 등 다양한 내장 부위를 맛볼 수 있습니다. 마늘향이 은은한 마늘 곱창 역시 이 집에서 인기 있는 메뉴입니다.
곱창은 사실 저렴한 음식이 아닙니다. 특히 국내산 한우나 육우로 내놓는 곳들은 더욱 그렇습니다. 곱창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단골집이 반드시 있습니다. 자신의 입맛에 맞기 때문이겠지만 무엇보다도 가성비가 다소 높더라도 믿고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단골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서 얘기했듯 소곱창은 철분과 비타민 등 다양한 영양성분이 있어 성장기 아이들에게도 좋은 음식입니다. 위벽을 보호하고 알코올 분해 능력이 뛰어나다 보니 어른들 술안주로는 더할 나위 없지요. 그래서일까요? 가격이 만만치 않지만 곱창구이집은 사시사철 손님이 넘쳐납니다. 그마만큼 곱창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반증입니다.
요즘처럼 추위에 움츠러드는 계절에는 아무래도 영양보충이나 건강챙기기가 다소 소흘해지기 마련입니다. 가까운 곱창구이집에서 아이들에게도 좋고 어른들 술안주로도 좋은 소 곱창 요리로 가족들 건강도 챙기고 화목도 다지는 그런 시간들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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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림역 1번 출구에서 구로동 방면으로 우회전하면 큰길을 사이에 두고 곱창집들이 여럿 있다. 이곳 곱창거리가 언제부터 형성되었는지 알 수 없으나 동일 업종이 몰려있다 보니 집집마다 나름 차별화를 하여 영업을 하고 있다. 이곳 곱창골목에 오면 소곱창뿐만 아니라 돼지곱창도 맛볼 수 있다. 김가네 곱창구이(02.867.0445)는 소곱창을 전문으로 하며 곱창뿐만 아니라 다양한 내장요리를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