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옻 요리가 생각나거든,

남양주 별내면 머루 다래 식당

by 황하
바르고 정성 어린 손 맛은 그 집이 어느 곳에 있어도 손님이 들기 마련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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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루 다래, 참 정겹고 아름다운 이름이다.
나와 고향이 동향인 주인께서 남양주 별내 용암리로 삼십여 년 전 시집오면서 시작한 식당의 이름이 머루 다래라고 한다.

수십 년 전 심은 엄나무와 옻나무가 숲을 이루고 그 숲 안에 오두막을 지어 오는 손님을 맞는다. 쓰이는 식재료가 직접 키우고 기르는 것들이니 그 신선함이야 이루 말할 수 없지만 익은 손끝에서 나오는 고향의 맛은 먼길을 마다하지 않고 나를 그곳으로 달려가게 한다.
내 사는 곳이 서울의 서남쪽 끝자락이고 별내 용암리는 서울 지나 동북쪽에 있으니 서울로 따지자면 거리가 끝과 끝인 셈이다. 한데도 나는 1년에 수차례씩 그곳까지 가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좋은 인연들과 동행을 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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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의 주 메뉴는 백숙과 송어회이다. 백숙은 엄나무 백숙과 옻나무 백숙 그리고 오골계가 있는데 직접 사육한 닭으로 삶아 내놓는다. 특히 봄철에는 옻나무 새순을 따서 백숙에 넣어 내놓는데 옻순을 먹기 위해서라도 봄철에는 꼭 들르게 된다. 또한 계곡 찬물을 받아 키우는 무지개 송어회 맛 역시 일품이다.


내놓는 찬들도 모두 직접 재배한 것들로 만드니 신선함이 이루 말할 수 없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나를 이끄는 것은 손맛 때문이다. 일찍이 어머니를 여읜 나로서는 고향의 맛을 느낄 기회가 별로 없었다. 머루 다래에서 내놓는 밑반찬의 맛은 내 어린 시절 고향에서 어머니가 해주시던 바로 그 맛이다. 그 맛을 보기 위해 가슴에 헛헛한 바람이 들면 나는 이곳으로 달려온다.


누군가 그랬다.

바르고 정성 어린 손 맛은 그 집이 어느 곳에 있어도 손님이 들기 마련이라고. 맛집이라고 일부러 드러내지 않아도, 돈 들여 광고하지 않아도 저절로 입소문 나고 저절로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머루 다래가 그런 곳이다.

찾아가는데 시간 걸린다 푸념하지 마시라. 가보면 당신만의 숨은 맛집 아지트로 삼으려 하고도 남을 터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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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루 다래(031.841.6638)는 남양주 별내면 용암리에 있다. 광릉수목원이 지척이며 들어가는 길이 좁고 왜소하지만 들어서면 마치 분지 같은 아늑한 계곡에 집들이 드문드문 촘촘히 있다. 그 중간쯤에 엄나무, 옻나무 밭이 보이고 머루 다래 간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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