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상버팀글 Aug 25. 2021

글쓰기 좋은 아침

어느 동네 작은 커피숍에 앉아


  아침부터 커피숍을 찾았다. 아내가 직장  때문에 외근을 나간다길래 운전기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야간 근무를 마치고 퇴근해 후딱 샤워만 하고 아침 식사도 거른  아내를 미팅 장소에 데려다준 뒤, 나는 근처 커피숍에 자리를 잡았다. 사십  경상도 남자치고는 혼자 커피숍에 앉아 음료를 마시는데  어려움이 없는 편이다.


  배가 고파 커피와 함께 케이크까지 주문한  자리앉았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매장은 한산했다. 스마트폰을 열어 어제 일하는 중에 조금씩 썼던 글을 다듬다가, 문득 지금  상황을 글로 남겨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  창을 열었다. 마침 음료와 케이크가 나왔고 그것들을 들고  일단 사진부터   찍었다.



  창 밖으로는 며칠째 내리는 가을 장맛비가 촉촉이 날리고, 스피커에서는 알 수 없는 피아노 연주곡이 흘러나와 운치를 더한다. 글쓰기는 창작활동으로 넓게 보면 예술의 영역에 포함될 수 있으려나? 뭐랄까, 예술하기에 좋은 환경이다. 잠시 풍경과 분위기를 감상하다 포크로 들어 케이크를 조금 떴다.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너무 맛있다. 프랜차이즈 커피는 특별할 것 없지만 이만하면 됐다.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괜히 일부러 의자에 등을 기대어 본다. 야간 근무의 피로가 살짝 더해지면서 노곤해온다. 목과 어깨를 돌리며 다시 자세를 고쳐 앉는다.


  집보다는 확실히 밖으로 나와서 글을 쓰는 게 훨씬 낫다. 요즘은 커피숍 천국 아닌가? 어느 매장으로 가야 할지 정하는 게 일일 정도니. 이렇게 괜찮은 커피숍에 앉아서 내가 쓰고 싶은 글만 쓰며 살면 참 좋겠다. 괜히 있어 보이는 척 허세 부리기 좋아하는 내 인격에도 나름 부합하니 말이다.


  매일은 아니더라도 종종 이렇게 아침을 보내봐야겠다.



작가의 이전글 당신의 글쓰기는 안녕하십니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