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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빈 작가 Apr 02. 2022

요가는 내 삶의 일부분이 될 거 같다

엄마 에세이

요가는 나에게 있어서 힐링이다. 요가하는 순간만큼은 온전히 나와 대화가 가능하다. 나를 바라볼 수 있는 요가가 다른 운동보다 더 사랑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나는 동적인 사람이 아닌 정적인 사람이라서 한 곳에서 머무는 것을 좋아한다. 엉덩이가 들썩거리는 동적인 사람이라면 한 곳에서 오래 머물지 못하고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에너지가 충만하거나 체력이 좋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그 사람의 자질일 경우가 많다. 


나를 파악해보면 에너지가 가득 차 있더라도 한 곳에서 오래 머물고 싶어 한다. 그러니깐 움직임이 많은 동작을 어려워한다. 아이와 놀아주는 것도 한 자리에서 간지럼 놀이나 다리를 마사지해주는 놀이 등 움직임이 적은 활동을 주로 하는 나를 알게 되었다. 동적인 아이라서 움직임이 많은 놀이나 활동을 좋아라 했다. 이런 엄마를 파악한 아이는 고작 놀아달라고 하면서 움직임이 최소한 숨바꼭질이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권한다. 


이마저도 엄마인 나는 피곤하고 힘에 부친다. 에너지가 고갈되지 않은 시간이라면 어느 정도 아이가 원하는 대로 따라주지만 정말 에너지가 고갈되어 내 몸조차 움직임이 힘겨울 땐 아이는 더는 보채지 않는다. 그러나 할머니만 집에 오면 활동이 심한 놀이를 하자고 조른다. 엄마는 정적인 사람이 아니다. 움직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손녀와 잘 맞는지도 모르겠다. 친정엄마가 한 살을 더 먹을 때마다 기력이 많이 쇠약해졌다는 걸 알게 된 건 하고자 하는 일은 많지만 몸이 따라 주지 않을 때 힘겨워했다.


이렇듯 사람마다 자신만의 특징, 자질, 성향이 있다. 나는 조용한 걸 좋아하고 움직임이 없는 정적인 행동에 호응하는 편이다. 20대 한참 몸매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요가인 줄 모르고 시작한 스트레칭 운동법은 집에서 했었다. 그 시절 잡지가 유행했고 매달 잡지 한부를 구입해서 가장 필요한 부분만 스크랩했던 시절 운동이란 운동, 그러니깐 앉아서 할 수 있는 정적인 운동 편을 스크랩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렇게 10년 가까이 혼자 집에서 스트레칭을 했던 나는 건강했다. 스트레칭 역시 운동이라서 하지 않으면 몸이 아파왔다. 임신을 하면서 임신 요가를 했었고 궤대(궤양성 대장염) 투병 후 다시 시작된 요가는 20대 내가 해왔던 스트레칭에서 약간 다른 동작들이었다. 어렵지 않았다. 대장의 움직임이 없던 투병 시절 요가 1:1 수업을 들으면서 원장이 그랬다.


"몸이 너무 유연해서 자칫 잘못하면 다칠 수 있겠어요. 한 동작할 때마다 스스로 이 정도면 다칠 수 있겠다는 자각을 하셔야 합니다"라고 했다. 사실 원장이 말하기 전 내가 유연한지 몰랐다. 어려웠던 요가 동작이 다른 사람에 비해 곧잘 따라 했기에 요가가 나와 맞는 운동이라고 생각만 했었다. 


요가를 하는 순간 근심 걱정 그리고 하루에 있었던 날카로운 신경은 날아가고 없었다. 온전히 나와 마주하는 시간이었고 고요한 음악에 내 몸을 맡기듯 요가 동작을 따라 하다 보면 마음의 근력, 몸의 근력이 생겼다. 요가를 사랑하던 내가 상황적으로 요가를 할 수 없었던 시간이 되자 몸은 점점 나이 듦을 표를 냈다. 


아이가 원 생활에 익숙해지고 방과 후 수업을 하게 되면 요가를 다시 하겠노라고 다짐했던 계획은 4월부터 실행에 옮겨진다. 늘어난 뱃살, 처진 팔뚝살과 엉덩이 살, 그리고 예전에 없던 등살을 보며 이제는 내 몸을 위해 움직여야만 살 수 있겠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 누가 대신 살아주지 않은 삶, 누가 대신 아이를 케어해주지 못하는 삶은 누구를 위해 살아가는 것이 아닌 나를 위해 살아야 한다는 것이 나를 일으켜 세웠다.


요가를 시작하면 빠른 시간 내에 몸이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글쓰기와 마찬가지로 꾸준함과 끈기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나는 죽을 때까지 요가와 함께 삶을 살아가지 않을까 예측해본다. 요가는 나에게 있어 힐링이자 인생의 동반자가 될 운동이 될 것이다. 주치의 선생님도 그랬다. "요가는 대장에 좋은 운동입니다. 할 수만 있다면 꾸준히 하는 것은 나쁘지 않아요"라고 말이다.


나에게 맞는 운동을 찾은 요가. 수련하는 그 시간만큼은 나를 위해 쓰는 시간이 될 것이다. 다음 주가 설렌다. 올해 계획은 운동을 시작하고 운전면허 시험을 치르고 내가 원하던 플로리스트 공부를 하게 되었다. 하반기에는 바리스타 자격증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글로 내가 원하고 바라는 일을 적었을 뿐인데 하나씩 이루어지고 있다. 요가도 내 꿈 안에 있는 것 중 하나다. 올해 크고 작은 계획 중 조금씩 다가가는 시기가 될 거 같다. 


다음 주는 나에게 있어 행운이 깃드는 날이 될 거 같다. 기대된다. 원하고 좋아하는 일만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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