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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빈 작가 Apr 19. 2022

조향사 직업의 매력은 어디까지 일까

엄마 에세이

드디어 배움을 위해 첫발을 내디뎠던 지난주. 설레는 마음을 갖고 센터에 도착했다. 내가 원하던 플로리스트 수업인 줄 알고 간 수업은 강사의 말에 산산조각이 났다. 10주 과정에 있는 플로리스트가 있었다. 2주는 향, 2주는 플로리스트 등 다양한 직업을 교육받게 된다고 했다. 청소년 진로 체험 지도사 자격증 수업이라는 걸 센터에 도착하고서야 알게 되었다. 청소년 진로 체험 지도사 자격증이 있다는 거, 수업 과정으로 강사로 활동할 수 있다는 직업이 있는 줄 몰랐다. 9년 전에는 재능기부를 원하는 학교가 있었고 방과 후 수업을 맡아 줄 학부형을 찾았던 학교뿐, 이런 형태로 강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신선했다.


그동안 만난 사람이라곤 친정엄마가 다였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까지 8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사람을 만나니 신기했다. 그리고 설렜다. 그들의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며 궁금한 모든 것들을 질문하고 또 물어보는 내가 현재를 즐기고 있었다. 두 시간 수업은 순식간에 지나갔는데 향수에 대한 선입견을 벗을 수 있었다. 백화점에서 맡던 향이 수업시간에 느껴졌고 "선생님 샤넬 NO5 만들 수 있나요" 질문한 내 말에 모두가 웃었다. 정말 명품 향을 만들 수 있다면 향수를 사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강사 말은 향을 배우며 이런 직업이 있다는 것을 청소년들에게 알려주는 거였다. 예전과 다른 요즘은 다양한 직업을 알리는 강사가 있다는 것이 감탄을 안 할 수가 없었다. 한 시간 가량 강의는 학생들에게 향을 알리는 방법을 알려주었고 본격적으로 향에 대한 수업은 30분 정도였다. 이 배움은 나의 취미 생활이 아닌 직업으로 활용할 수 있는 매개체였다. 요즘 초, 중, 고등학교에서 진로에 대한 강의 섭외가 있다는 걸 강의에서 알게 되었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이 바로 이럴 때 쓰는 건 아닌가 생각했다. 21세기 다양한 직업을 알려야 하는 사명감이 강사의 힘 있는 말에 마음이 움직였다. 앞으로 미래를 짊어질 청소년들에게 알려주는 일은 바로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이었다.  앞으로 있던 직업이 사라지고 없던 직업이 생기는 시대에 살아간다. 조향사는 AI가 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향을 맡고 최고의 향을 만들어야 하는 조향사 직업은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있을 거 같았다.


부정적인 감정이 들 때 꽃을 보고나 향을 맡는 것만으로 스트레스가 풀린다. 고등학생 중 50프로가 스트레스가 심할 때는 향수를 사거나 향을 맡으로 올리브영에 자주 갔다는 설문조사를 강사는 말해주었다. 그러고 보니 나 또한 기쁘거나 슬플 때 꽃을 찾거나 향기로운 그 무엇을 찾은 거 같았다. 지금도 내 책상 앞에는 캔들이 놓여있다. 은은한 향기에 기분 좋아지라고 말이다.


향은 이처럼 우리 감정을 자극하는 셈이 된다. 조향사 직업에 빠진 나는 향 원액을 구입해서 아이와 이런저런 향을 맡아보고 어떤 향을 맡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배울 수 있을 거 같았다. 함께 강의 듣던 한 분은 향에 대해 깊이 생각한 적이 없었고 향수를 접한 적이 없었다는 말에 향에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향에 민감한 나는 향 원액을 맡는 순간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렸다. 하루 종일 코안에 향은 자극적인 향만 남아 그 어떤 향을 맡을 수 없었다. 


강사는 10가지 원액을 희석을 하면 이상한 향이 아닌 또 다른 향을 맡을 수 있다고 했다. 여러 개의 향을 만들 수 있을 거 같았던 그날. 딱 한 병만 만들어야 한다는 말에 아쉬웠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베이비 향의 원액과 가장 싫었던 향의 원액을 혼합하니 제법 그럴싸한 향을 만들 수 있어서 조향사라는 직업에 대한 생각과 관점을 바꿀 수 있었다. 다음 주 수업은 디퓨저라고 한다. 이 또한 내가 좋아하는 것 중 하나라 기대된다. 어떤 강의로 직업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새로운 직업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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