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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디톡스 중

엄마 에세이

by 치유빛 사빈 작가

디톡스 21일째.

내가 과연 음식을 먹지 않고 21일을 견딜 수 있을까? 음식이 아닌 제품을 먹으면서 일상생활이 유지될까?

제품을 먹고 그나마 진정된 통증이 다시 살아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등 다양한 의문으로 나와 대화한 적이 있었다. 미숫가루, 생식 등 생으로 된 음식을 먹을 때는 소화력이 확연히 떨어지는 몸이라서 걱정 안 할 수 없었다. 나에게는 이 도전이 큰 용기가 필요했다.


이런 나를 잘 알기에 정말 먹고 싶을 때만 분말을 먹었다. 그나마 그때는 소화가 되었다. 이런 내가 과연 분말로 된 식품을 매 끼니 마시면서 몸이 이겨낼까의 의문이 가장 컸다. 물론, 상당한 비용을 들이기도 했지만 말이다.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퉁퉁 부어 거짓 살로 내 몸을 장악하는 부종을 없애기 위한 나의 두 번째 도전이기도 하다. 21년 봄에 다른 제품으로 디톡스를 했는데 그때는 하고 싶은 마음이 절반 정도였다. 부종을 없애기는커녕 몸무게만 늘어 더는 진행하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 난 21일 동안 디톡스 진행 중이다. 끌리는 제품이 있다는 말을 실감했다. 바로 지금 21일째 음식을 뒤로하고 진행 중인 디톡스다. 이 제품으로 부종이 사라진다면 더없이 행복할 거 같았다. 의자에 5분만 앉아 있었도 코끼리 다리가 되어 걸을 때마다 통증이 심각했다. 거기에 혈액순환이 되지 않아 찬바람이 부는 그 계절에는 다리에 손가락에 발가락에 쥐가 났다. 운동선수가 경기하다 쥐가 내려 더는 경기 진행이 안 되는 그런 증상이 10년 전부터 보였다.


증상이 유지되면서 증상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지 못하고 세월만 보내다 임신 몇 개월 전 콜레스테롤이 높다며 고지혈증 약을 처방했던 병원. 왜 콜레스테롤이 높냐고 물었더니 자신은 모른다는 답변을 듣게 되었다. 고지혈증 약을 먹으며 임신이 되었고 임신 주수가 늘어나면서 몸은 쉼 없이 부었다.


출산을 하고 나니 발은 코끼리 발보다 더 두꺼운 발이 내 발이었다. 그 후로 내 몸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부어 몸 곳곳에 염증을 유발했다. 더는 몸을 혹사시킬 수 없을 때 디톡스를 할 수 있어서 위안을 받고 있다. 어느 날은 '굳이 이렇게까지 하면서 디톡스를 해야 하나. 먹고 싶은 음식을 절체 하면서 침만 흘리는 이 일이 정상인가? 생각이 들 때도 있었고 '21일만 참으면 부종이 없던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 가벼운 몸과 염증이 사라지는 몸으로 자신감이 상승할 거 같았고 먹던 약을 줄일 수 있는 희망이 보인다'등 선과 악의 갈림길에서 자제하는 내가 대견스럽다.


이유 없이 불러온 윗배는 디톡스 21일 만에 풍선에 바람 빠지는 현상을 직접 겪고 나니 정말 허망했다. 이 모든 것이 독소와 노폐물을 배출 못하고 몸 안에 간직하고 살았던 것이다. 내일부터 미음으로 시작해 조금씩 일반식으로 전환된다. 집만 비워내고 채우는 것이 아니라 내 몸 역시 독소를 비어 내고 그 자리에 좋은 것만 채우면 내가 태어날 때처럼 깨끗한 몸이 된다. 몸에 통증을 알아차리는 좋은 계기가 되었던 디톡스, 안 아픈 곳이 없었던 내 몸은 '거봐. 안 아픈 곳 없음을 알아차려. 맛있다고 다 먹지 말고 몸에 필요한 것만 먹어' 했다.


아직 통증이 없는 건 아니지만, 참을 만큼의 통증이라서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해 하루를 마무리한다.

일반 음식 먹을 때까지 조금만 참아보기로 한다. 그동안 잘 이겨왔으니. 21일 디톡스 관찰일지를 읽어보면 건강한 곳을 찾기가 어려워 놀라웠다. 내 몸을 자만한 나를 디톡스로 반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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