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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빈 작가 Oct 24. 2022

통도사 자장암 금화보살, 금와보살 이야기

엄마 에세이

내가 태어나기 전 뼛속까지 불교의 피를 이어받아 태어났는지 모른다. 외갓집을 가면 방마다 불경이 울려 퍼졌다. 사촌언니는 불교 대학교를 다녔고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법복(절복 바지)을 입고 다녔다.


아주 어린 나는 보고 들으면서 스스로 불교는 나와 땔 수 없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성장한 나는 여행을 가더라도 그 지역 사찰을 꼭 들려 기도를 했다. 절에 들어서는 순간 마음이 편안함을 느꼈다.


스님 불경 소리가 어지러웠던 마음을 정리하는데 한몫했다. 8년 전 템플스테이를 하려고 사찰을 찾던 중 엄마는 걱정했다. '혹시'라는 걱정 소리가 내 귓가를 올려 퍼졌다.


절에서 지내며 부처님과 한 몸이 되어 그동안 잘 못한 것을 반성하고 싶었다. 새벽기도와 밤기도를 하면서 나를 참회하고 반성하기 좋은 곳이 절이었다. 자연에 파묻혀 속세에 시끄러움 소음을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그 당시 여니가 뱃속에서 자랐고 결국 나의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언젠가는 참회하며 스스로 나를 깨우치겠다고 약속했다. 마음이 울적하고 기댈 곳 없을 때 절은 나의 유일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다.


지금은 내가 가고 싶은 절은 멀었고 생활에 안주하다 보니 다음을 미루게 되었다. 누군가에게 나 대신 기도해 줄 수 있는 분을 찾았다.


4년 전 그분을 알게 되었고 교류를 하면서 나 대신 기도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흔쾌히 허락했다. 그분의 문자가 일요일에 왔다. 사진은 돌에 구멍 난 곳에 개구리 한 마리가 빼꼼히 보였다.

한참 동안 사진을 보았다. 그때 또 한통의 문자가 왔다.


"통도사 자장암 금화 보살입니다. 6년 만에 모습을 보이셨어요. 사빈 씨를 위해 기도를 많이 했습니다"라는 문자였다. 20대 자주 다녔던 통도사, 내가 아파 사경을 헤맬 때 동생이 통도사를 들려 '우리 언니 살려주세요' 기도한 곳이었다.


그때는 금화 보살이 머무는 자장암이 있는 줄 몰랐다. 신기하게 사진을 보았을 정도로.

신기하다며 금화 보살이 보이면 좋은 일이 생기는 거냐고 내가 다시 물었다.


"평생 한번 보기 힘든 광경입니다. 아주 귀한 겁니다. 사빈 씨 잘 될 거예요"라는 마지막 문자를 받고서 힘이 났다. 뭐가 되었든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그분의 마음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사진이 신기해서 검색해보니 정말 있었다.


오랫동안 작은 구멍에서 사는 청개구리라고 했고 스님이 보살이라는 명칭을 주었다는 부연 설명을 보고서야 알게 되었다. 그분의 지극정성이 금화 보살에게 닿았는 것이 놀라웠다. 뜻이 있으면 언젠가는 이루어지는 걸 알면서도 매번 그 뜻이 이루어진 모습에 감격한다. 


주위에 나를 도와주는 분들이 많아서 오늘도 난 힘을 낸다. 모든 것이 잘 되려는 모습이라고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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