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외출했다. 먹구름이 자옥했지만 나가야만 했다. 아이가 유치원 가면서 마카롱 부탁을 했기 때문이다. 내가 원하는 장소에 도착하니 점심시간이었다.
쇼핑도 배가 불러야 제대로 되니 일단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을 찾았다. 예전에 엄마와 함께 먹었던 음식. 그건 바로 편백 찜요리이다. 가급적 소화가 잘 되는 음식 위주로 먹어야 해서 다른 메뉴 고를 것도 없이 편백 찜 집으로 발길을 옮겼다.
요즘 식당이나 브런치 카페를 가보면 혼밥은 흔한 일상이라고 할까. 일종에 문화가 되어갔다. 마스크 역시 처음에는 숨 쉬기 힘들어 헉헉대다 3년이라는 기간 동안 쓰고 다니니 안 하면 오히려 허전한 느낌이 든다. 아무래도 코로나가 일상을 바꿔놓은 듯하다. 1인 가구라서 혼밥을 하는 게 아니라 혼밥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보편화되었다는 것이 놀라웠다.
내가 앉은 그곳에 나이가 지긋이 드신 분이 나를 보며 미소를 지으셨다. 아무래도 혼자 밥 먹기가 쑥스러운 듯 나에게 미소를 보낸 것 같았다. 그렇게 각자 찜 요리가 완성되기를 기다리며 내 옆 할머니는 다른 분 식사하는 모습을 보며 시간을 보내고 계셨다. 나야 이어폰을 귀에 꽂고 있어서 주위 소리가 들리지 않았지만 할머니는 오고 가는 사람들과 눈인사를 하며 맛있게 식사를 하셨다.
편백 찜은 밥이 따로 나오는 요리가 아니라서 난 더 좋다. 그러나 내 옆 자리 할머니는 밥이 나오는 줄 알았다며 공깃밥을 주문했다. 찜 요리가 거의 끝나기 직전에 공깃밥을 주문하셨던지라 밥 양이 많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