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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로움은 언제나 내 곁에 있다. 그것을 받아들이기
긍정확언 필사 10일 차
by
치유빛 사빈 작가
Aug 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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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로움 편]
이 세상에는 풍요로움이 매우 많이
존재한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그러한 사실을 인식하고 그 풍요로움을
나누는 것이다.
나는 우주가 가져다주는 좋은 것들과
풍요로움에 마음의 문을 열고
그것들을 지금 이 순간 받아들인다.
"내 삶아, 고마워."
그제는 무척 더웠던 여름 어느 날이었어요.
엄마가 전기 자체를 모르니 사촌 동생 남편이
엄마 집 티브이를 연결하기 위해
큰 숙모와 사촌 동생 부부가 엄마 집에
가게 되었죠.
그런데 엄마 집에 가면서 우리 모녀를
데리고 가야겠다는 동생이 저희 집
아파트 근처에 왔던 일요일이었어요.
외갓집 식구가 모이면 밤늦게까지
노는 관행은 오래전
외갓집 풍경이에요. 이날은
엄마 집에서 티브이 설치하고
고장 난 선풍기까지 제부가 수리하고 난 뒤
엄마가 저녁을 사주겠다고 하여 시작한
외식한 자리가 김해까지 이어졌어요.
날은 덥고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나던
그제였죠. 두 가족이 모이니 막내 삼촌이
계시는 김해까지 가게 되는
아주 희한한 일이 벌어졌어요.
김해에 생긴 코스트코까지
방문하게 되는 그제가 저와
아이에게 참 버거웠습니다.
일이 커지자 동생은 우리가 왜 막내 아버지
집까지 가야 하냐며 넋두리를 했죠.
어른들이 가자 하니 제부와 저는 거절할 수 없는
분위기였어요. 그래서 그러자 했거든요.
하지만 동생은 자신의 컨디션에 따라
움직이는데 갑작스럽게
변경된 노선을 무척 힘들어했어요.
결국 어른들이 원하는 대로 코스트코에서
헤어지지 못하고 막내 삼촌 집까지
가게 되었죠.
그제는 저녁을 두 끼 먹었다는 거.
실화가 되었어요.
오랜만에 온 조카와 조카딸까지
삼촌 집에 오니 삼촌은 정말 기뻐했어요.
그렇게 우리는 밤 10시까지 놀다
집으로 오니 밤 11시가 되었고
여니는 피곤하다며 씻지 않겠다는
아이를 다독여 씻겨 재웠죠.
월요일 오전 10시쯤 막내 삼촌에게 전화가
걸려 왔어요.
"네, 삼촌"
"주위가 왜 이렇게 조용해"라는 말은
여니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 하는 말이었어요.
엄마의 통화에 놀란 여니는
늦잠에서 벗어날 수 있었죠.
여니가 벌떡 일어난 이유가 있었어요.
어제도 스케줄이 있었고
자신이 해야 할 공부가 있었기 때문이죠.
숙제를 하지 않으면 놀러 가지 않겠다고
제가 말을 해놓은 상태였거든요.
근데 여니가 잠을 이기지 못하고
오전 10시까지 잤던 거예요.
"지금 여니가 자고 있어서 조용해요. 하하하"
"그래! 곧 출발할 거니깐 준비하고 있어."
라는 전화였어요.
이렇게 여름휴가는 가족과 함께
보내게 되었습니다.
친척들과 함께 하는 여름휴가이지요.
여니는 그제의 여파로 피곤하다고
집에 있고 싶다는 바람과
또 내심 기대하는 눈치였어요.
엄마 역시 홀로 집에만 있는
모녀가 안쓰러웠는데 지금 이렇게
가족들과 어울려 지내는 딸의
모습에 안심하는 듯했어요.
홀로 지내는 딸이 당신의 형제들과
어울려 지내는 건 엄마의 숙원 사업? 일지도
몰라요. 자신의 세계에서 한 발자국도 나오지
않고 살아가는 당신의 딸이 얼마나 안쓰러웠겠어요.
어제 엄마 모습을 보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만약 내 딸이
저처럼 혼자 지낸다면 내 마음은
어떨까라는 생각을 멈출 수 없었어요.
아마 마음이 아프고 저를 질책하고
있을 거 같았죠.
지금부터 아이에게 사촌지간
가족의 연을 이어주어야
할 때인가 싶었죠.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많은
엄마의 외가 식구들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더운데 온 가족이 모이니
불구덩이에 있는 것만 같았어요.
누구는 휴가가 시작이지만
누구는 휴가가 끝나서 일터로
가야 하는 친척들은 자신의 자리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고 각자 집으로
향한 날이 지난 일요일이었습니다.
매일 일어나는 일 하나를 끄집어내어
기록해 두어야 내년 여름에 '이런 일도 있었구나'
잊지 않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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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빛 사빈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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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혼 후 더 근사해졌다
저자
삶에 여러 번 부서졌지만, 다시 피어오르기로 선택했습니다. 투병과 이혼, 육아 속 회복과 사랑을 기록하는 에세이 작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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