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이제야 햄릿을 읽다.

먹고, 일하며 살아가는 공기 속에

암흑처럼 스며드는 권태라는 미세먼지.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불현듯 우리네 삶을 잠식해버리고

숨조차 쉴 수 없을 때,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인생의 불행 앞에서 그는 절규했다.

단 한 자루의 단검으로 고통을 끝내지 못한 것은

그 누구도 돌아오지 못한 미지의 그곳,

죽음의 나라에 대한 두려움 때문임을.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명쾌하게 죽을 수도 없는

겁 많고 두려운 병든 영혼.

살았다. 처절하게. 그리고 죽었다.


서서히 스며들어 삶의 호흡을 앗아가는

삶의 끝은 결국 죽음.


문득, 인생의 의미를 찾을 수 없는

공황상태가 찾아왔을 때

그가 떠올랐다.

그의 절규가 떠올랐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나 또한 겁 많고 두려운 병든 영혼.

나 또한 그처럼 살 것이다. 처절하게.

그리고 죽을 것이다.



이전 14화 [道]- '노자'의 가르침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