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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피엔스의 글자욱
Jan 12. 2020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이제야 햄릿을 읽다.
먹고, 일하며 살아가는 공기 속에
암흑처럼 스며드는 권태라는 미세먼지.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불현듯 우리네 삶을 잠식해버리고
숨조차 쉴 수 없을 때,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인생의 불행 앞에서 그는 절규했다.
단 한 자루의 단검으로 고통을 끝내지 못한 것은
그 누구도 돌아오지 못한 미지의 그곳,
죽음의 나라에 대한 두려움 때문임을.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명쾌하게 죽을 수도 없는
겁 많고 두려운 병든 영혼.
살았다. 처절하게. 그리고 죽었다.
서서히 스며들어 삶의 호흡을 앗아가는
삶의 끝은 결국 죽음.
문득, 인생의 의미를 찾을 수 없는
공황상태가 찾아왔을 때
그가 떠올랐다.
그의 절규가 떠올랐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나 또한 겁 많고 두려운 병든 영혼.
나 또한 그처럼 살 것이다. 처절하게.
그리고 죽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