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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e gyu Sep 26. 2022

2022년 8월 20 & 21일

어쩌면 2022년 마지막 캠핑

아침에 일어나 날씨부터 확인해 본다. 일단 하늘은 맑지 않고 흐리다. 다행히 비는 오지 않고 있다. 비구름 레이더를 보니, 곧 비구름이 뮌헨과 남부 독일을 지나가고, 오후 4시쯤에 한번 더 지나간다. 내일은 날씨가 맑은 계획이다. 비를 맞으며 자전거 타고 젖은 몸과 텐트 안에서 자는 걸 생각하면 솔직히 맘에 내키지는 않는다. 이번 주말이 어쩌면 이번 연도의 마지막 자전거 여행과 캠핑일 될 것이라 생각하니, 몸은 이미 캠핑 짐을 꾸리고 있다. 


자전거 라이딩의 시작은 항상 뮌헨부터 시작하지 않고 기차를 타고 뮌헨을 조금 벗어나 그곳에서부터 목적지까지 70~80km를 달리는 걸 목표로 한다. 이번 자전거 여행은 목적지는 오스트리아의 Plansee. 자전거 여행 때 Kaufbauren에서 Füssen를 다녀온 적 있다. Plansee까지의 여정은 자전거 여행 때 지나갔던 같은 길을 따라 Füssen까지 달리고 그 이후 오스트리아로 넘어가는 계획이었다. 

Kaufbauren까지 기차로 이동하는 중 운이 좋게 첫 번째 비 구름을 통과했다. Kaufbauren부터 Füssen까지 한번 달렸던 길인데 오랜 시간이 지나서 그런지 길이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그 당시 달리면서 느꼈던 ‘와 정말 자전거 길 이쁘다’라고 느꼈던 감정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Füssen을 지나 Plansee까지 달리는 동안, 몇 번에 비가 내렸지만, 운 좋게 비를 피할 장소가 때마침 일을 때여서 비를 맞고 타지는 않았다. 오후 7시 정도 캠핑장에 도착해 텐트를 치려고 하는 순간 비가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죈장...


(8월 21일)

새벽 5시쯤 너무 추워서 잠에서 깼다. 어제 내린 비 때문에 텐트 안쪽 면에 물이 메쳐 있는 게 텐트 안 온도 내리는 일에 한몫을 했다. 혹여나 텐트 밖에 온도가 텐트 안에 온도보다 높을까 해서 텐트 문을 열어 손을 뻗어 보았지만, 역시 똑같다. 침낭을 다시 잘 뒤집어쓰고 잠을 청해 본다. 추위를 견디며 다시 잠에 드는 일은 쉽지 않다. 잠을 포기하고 옷을 잘 메여 입고 밖으로 나왔다. 


어제 비가 온 덕분에 캠핑장의 풍경은 내가 바랬던 그런 풍경들로 가득하다. 순간 “아 맞다. 내가 이거 보려고 여기 왔었지!” 텐트 속 카메라를 들고 호수로 나가 여러 장에 사진을 찍어 본다. 


이곳은 다시 오고 싶을 정도로 멋진 곳이다. 뮌헨에서 멀지도 않고, 산을 타야 되긴 하지만 자전거를 끌고 올라갈 만큼의 경사도 아니어 주말여행하기 딱 좋은 코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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