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조금은 왜곡된 크리스마스 문화. 내가 한국에서 접한 크리스마스 문화는 예수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로써 교회와 밀접한 관련이 있거나, 커플들을 위한 날이었다. 4년 차 유럽 생활을 하면서 피부로 체험한 크리스마스는 우리나라의 명절 분위기가 물씬 난다.
일주일을 더 기다려야 크리스마스이다. 하지만, 뮌헨 중앙역은 벌써부터 크리스마스 분위기(명절) 분위기가 물씬 났다. 나 또한 명절에 가족을 방문하 듯 선물을 준비해서 독일 할아버지 할머니 댁을 방문하였다. 달리는 기차 안에서 젊은 엄마와 아들 둘이 할아버지댁을 방문하는 것 같다. 옆에 앉은 할머니는 아이들이 귀여웠던지 말을 붙이셨고, 마지막으로 할머니 할아버지 뵈러 가는 길이냐고 물었다. 아이들은 쑥스러움 없이 ‘네’라고 자신이 있게 소리쳤고, 할머니께서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너희를 보면 무척 기뻐할 거야’라고 했다. 어렸을 때 엄마와 함께 시골 가는 기차에 올라타면 옆에 앉아 계시던 할머니들에게 종종 듣던 말을 이곳에서도 들으니 물씬 명절이라고, "크리스마스"라고 느껴진다.
Immendstadt 역에 가까워지자 준비했던 와인과 선물을 선물용 종이 가방에 넣었다. 내 앞에 앉아 같이 가던 여성분이 미소를 지었다. 그 여성분은 한참 궁금했을 것이다. 관광 명소로 가는 기차도 아닌데 아시아인이 종착역 다와 가는데도 내리지 않으니 말이다. 내가 내리기 전, 여성분의 미소 뒤에는 ‘아 너도 명절 보내러 가는구나’라는 의미와 함께 궁금증이 풀렸다는 의미가 숨겨져 있지 않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