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선거 시즌 중 나의 생각
독일도 4년에 한 번 총선거를 한다. 대통령을 뽑는 건 아니고, 국회에 들어갈 정당들을 뽑는 방식인데, 가장 많은 득표를 얻은 정당에서 총리가 나온다. 지금 독일은 선거철이다. 현재 내가 살고 있는 나라이긴 하지만 투표권이 없고, 아무리 이상한 정당이 정권을 잡는다 해도 뭐 그렇게 큰일이 일어나겠어? 싶어서 그동안은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뮌헨에 살면서 느낄 수 있었던 건, 바이에른 사람들이 특정 정당을 아주 강하게, 심지어 노골적으로 싫어한다는 점이었다.
회사에서 동료와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던 중, 그 특정 정당이 어떤 법안을 준비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됐다. 나는 “그래봤자, 그 정당이 최대 득표를 하진 않을 테니까 괜찮지 않아?”라고 말했는데, 동료는 충격적인 사실을 이야기했다. 현재 바이에른 주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정당의 대표가, 독일에서 가장 비난을 많이 받고 있는 그 정당의 이민 정책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고 했다. 그 여파로 이번 주 토요일에 대규모 시위가 예정되어 있다고도 전했다.
그 순간엔 “아, 그런가 보다” 하고 가볍게 넘겼다. 그런데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다가 신문 매대에 눈길이 갔다. 신문의 1면을 장식한 건, 방금 동료가 말했던 그 정당 대표의 발언이었다. "그 정당의 이민 정책을 지지한다"는 문장이 크게 박혀 있었다.
그때 처음으로,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절대 그러지 않을 거라 믿었던 정당이, 그렇게 말도 안 되는 주장을 지지하고 있다는 건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 독일은 그래도 정치적으로 선진국이고, 납득 가능한 정책을 펼치는 나라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그들이 말하는 이민 정책은 도무지 현실적으로 가능할 것 같지 않다. 특히 이민 노동자들과 관련해서는 더더욱. 이민자들을 더 많이 감시하겠다고, 그들을 불편하게 만들겠다고, 더 많은 돈을 쏟아붓겠다고 한다. 미친 짓이다.
아니면, 독일도 선거철만 되면 이렇게 달아오르는 나라로 변해가고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