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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e gyu Jul 15. 2021

2021년 5월 12일

자전거와 카약으로 힘들었던 여행을 마치고 스스로에게 약속한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 ‘받은 도움을 돌려주자’, 두 번째 ‘아름다운 자연을 보호하자’. 어느 누구도 쉽게 말할 수 있는 두 가지이지만, 실행에 옮기는 건 누구에게나 정말 어려운 일이다. 


2018년 서울에서 지낼 때 같이 러닝 하는 형을 통해 처음으로 플로깅을 접하게 되었다. 굿러너 컴퍼니가 주최한 첫 플로깅 행사였고, 참여자는 아는 형, 나, 대학생 한 명 이렇게 3명이었다. 주최 측에서는 플로깅을 하기 전에 간단하게 몸을 풀면서 플로깅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플로깅은 스웨덴어로 뛰면서 줍는다는 의미예요. 플로깅은 도시에서 버려진 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가는 걸 막기 위한 캠페인입니다. 쓰레기를 주울 때 런지나 스쿼트를 하면 운동 효과도 있습니다.’ 심플한 철학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복잡하지 않은 프로세스. 

첫 행사 이후로 굿 러너 컴퍼니와 함께 서울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팝업 형식으로 플로깅을 했다.


한국을 떠나 독일에서도 가끔 플로깅을 한다. 작년에는 25차례나 플로깅을 했다. 냇물을 따라 달리면서 쓰레기를 줍고 주운 쓰레기를 근처 쓰레기통에 버렸다. 쓰레기를 줍는 일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고, 모아 온 쓰레기들은 나의 손을 떠나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 순간부터는 시청에서 하청을 내준 회사들의 몫이라고 생각했다.


올 초 문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내가 주었던 쓰레기 중에 그중에 플라스틱만 따로 분류해서 다시 재활용할 수 있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 후로부터 패 플라스틱을 재활용해서 사용하는 회사나 비영리 단체를 찾기 시작했다. 2주일이 지난 후 난  ‘Precious Plastic’ 이란 단체를 알게 되었다. 본사는 네덜란드에 있는 것 같은데 본사 외에도 세계 각 국가, 각 도시에 지사 비슷한 형태로 있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뮌헨도 지점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당신들의 활동에 관심이 있다는 식으로 DM를 보냈다.  첫 컨택 있고 난 후로 부터 한 달이 지나 'Precious Plastic Munich'과 미팅을 가졌다. 


나도 그렇고 거기도 그렇고 지금 하는 일이 돈을 벌려고 하는 것보다는 메시지를 전달해 주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일단 같이 작업을 해보기로 했다. 내가 할 수 있은 날씨가 좋은날 플로깅을 하고, 재사용 가능한 플라스틱만 분류해 'Precious Plastic Munich'에 넘겨 주기로 했다. 


대량으로 플라스틱을 넘겨 주진 못하겠지만, 소소하게나마 시작해 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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