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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성준 Feb 05. 2022

체계적 달리기 - 장소 편(런세권)

러닝(달리기) 입문기 -3

이번에는 달리기를 하면서 장소에 대해 공부한 것과 직접 겪은 시행착오를 공유하고자 한다. 많은 유튜버들이 달리기의 좋은 점 중의 하나가 장소의 구애를 많이 받지 않고 어디에서나 마음먹었을 때 할 수 있다고 하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라고 생각한다. 나처럼 아무데서나 무턱대고 달렸다가 자칫 잘못하면 큰 부상이나 사고를 당할 수 있기 때문에 장소 선정에 있어서도 주의해야 한다.


요즘 러너들이 많아지면서 역세권, 숲세권, 스세권(스타벅스), 편세권(편의점)에 이어 런세권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러너들 입장에서는 달리기에 적합한 장소가 있느냐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일 것이다. 나 역시 아직은 초보지만 다음에 이사를 할 때에는 최적화된 러닝 장소를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장소에 대한 생각이나 호불호는 본인의 거주 지역이나 환경, 개인적인 성향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참고만 하시길 바란다.




체계적 달리기 - 장소 편(런세권)


1. 아파트 단지 내 달리기

결론부터 얘기하면 아파트 단지는 접근성이나 효율성은 뛰어난 반면 방해, 위험 요소가 생각보다 많다. (혹시 운동장이나 트랙이 있는 초 대단지 아파트라면 제외이다.) 처음에 무턱대고 달려야겠다고 생각했을 때에는 당연히 아파트 단지 안을 뛰었다. 러닝을 하기 위해 시간을 별도로 할애해서 멀리 가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


문제는 어느 시간대든 사람이 많고 특히 저녁 시간대에는 강아지가 사람만큼 많다는 것이었다. 약 1,500만 명의 반려인이 있다고 하니 그럴만하다. 개는 움직이는 것을 보면 달려드는 습성이 있어 달리기를 할 때마다 개를 피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또한 흡연자들이 밖에 나와서 담배를 피우다 보니 안 그래도 호흡이 힘든데 담배 연기까지 마셔야 한다.


요즘에는 지상공간에 차가 안 다니는 아파트가 많아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택배 차량과 배달 오토바이는 주로 지상으로 많이 다닌다. 그래서 차가 못 다니는 구역이라고 마음 놓고 음악을 들으면서 달리다 보면 사고를 당할 수 있다. 그리고 거의 모든 아파트 단지 바닥이 시멘트로 되어 있는데 달리기에 가장 좋지 않은 바닥이 시멘트 바닥이고 돌출된 블록이나 매끄럽지 못한 표면도 위험 요소이다. 사소하지만 초보 러너에게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많이 있는 것도 좋지 않다. 오르막은 너무 힘들고 내리막은 부상의 위험이 있다.


2. 탄천(강변 포함) 또는 공원 달리기

아파트 단지 안을 뛰는 것에 피로감과 짜증을 느껴 집에서 20분 정도 거리에 있는 탄천으로 걸어갔다. 차를 갖고 가기에는 애매한 거리였고 주차도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 정도 거리에 탄천이 있는 것에 감사했다. 아파트처럼 사람이나 개가 많았지만 적어도 자동차나 오토바이, 흡연자는 없었다. 경치도 좋고 확 트인 시야가 상쾌함을 배가 시켰다. 아파트 단지가 라면을 먹는 것이라면 탄천 달리기는 신선한 샐러드를 먹는 기분이었다.


유일한 단점은 주말에 사람이 너무 많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탄천이나  공원이 너무 멀리 있다는 것이다. 필자 역시 왕복 40분을 걸어야 하기 때문에 오다가다 지치기도 하지만 웜업과 쿨다운으로 생각하고 있다. 살면서 한강뷰를 부러워한 적이 없었는데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한강 달리기부러워졌다.


3. 운동장 또는 트랙

대학교 근처에 사시는 분들은 대학 내의 운동장이나 트랙을 활용하면 좋다. 또한 초중고등학교 중에 주말에만 주민들에게 운동장을 개방하는 곳이 있는데 필자도 종종 활용하고 있다. 운동장이나 트랙의 장점은 오롯이 달리기에만 집중할 수 있고 특히 트랙이 있는 경우 바닥이 우레탄으로 되어 있어 탄성이 좋다는 점이다. 시멘트 바닥이 일반 커피라면 우레탄 바닥은 TOP이다.


좀 오바이긴 하지만 복장까지 갖춰 입으면 뭔가 선수가 된 거 같은 느낌도 든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트랙에서 달릴 때 속도, 거리, 시간이 많이 늘어났다. 유일한 단점은 장점과 연결되는데 탄천과 같은 경치도 없고 달리기 말고는 할 것도 없고 볼 것도 없기 때문에 다소 지루하다. 트랙의 길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5킬로 이상을 뛰시는 분들은 수십 바퀴를 돌아야 하는데 정말 다람쥐 쳇바퀴 도는 느낌이 들 수 있다.


4. 러닝머신

필자도 날이 너무 춥거나 눈이 많이 올 때마다 러닝머신 지름신이 와서 많이 고민했다. 이제 날이 따듯해지면 황사, 미세먼지도 많아질 것이고 비도 많이 올 수 있어 집에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론은 시간과 공간, 날씨, 프라이버시 등의 제약이 너무 많지 않다면 밖에서 뛰는 것을 추천한다. 실외에서는 층간 소음을 걱정할 필요도 없고 최소한 집보다는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으며 달리기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러닝머신은 머신의 바닥이 자동으로 돌아가는 구조이고 실외 달리기는 사람이 직접 땅을 밀면서 달리기 때문에 사용하는 근육과 효과 자체가 많이 다르다고 한다. 보조적인 수단으로 러닝머신을 활용하는 것은 좋지만 실외 달리기가 건강에도 더 좋고 장점이 많이 있다. 코로나 이슈와 홈트의 인기로 러닝 머신을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는데 몇 달 지나면 대형 빨래 건조대가 되어있을 가능성이 많다. 밖에 나가는 것이 춥고, 덥고, 귀찮겠지만 일단 나가보자. 실내 포름알데히드보다 실외 미세먼지가 더 낫다.     


40대 후반이 되어 달리기를 시작하고 나서 가장 조심하는 부분이 부상이기 때문에 장소 선정에 있어서도 각별히 주의하고 있다. 그래서 사건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일반 도로나 인도는 제외하였다. 이밖에도 산속을 달리는 트레일 러닝이나 실내 운동장과 같은 러닝을 위한 다양한 장소가 있을 것이다. 본인의 집이나 회사 근처에 있는 달리기에 적합한 장소를 찾아내어 다양한 장소를 섞어서 변화를 주는 것도 좋고 익숙한 장소를 계속 달리면서 거리를 늘려보는 것도 좋다. 달리기 장소에는 정답이 없기 때문에 달리기 시간처럼 본인에게 맞고 편안하게 뛸 수 있는 최적화된 장소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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