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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성준 Feb 23. 2020

스타트업의 투자유치, 험난한 여정의 시작

스타트업의 투자유치 전략 - 1

미리 말씀드리지만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는 매우 어렵습니다. 경험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살면서 경험해본 일 중에 가장 어려운 일이자 가장 가치 있는 일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스타트업 관련 매체를 보면 매일 투자유치 관련 소식이라 나만 빼고 다 받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매우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일정 수준 이상 또는 계획한 대로 성과가 나오는 스타트업 자체가 드물고 성과가 나온다고 다 투자를 받는 것은 아니기에 정말로 쉽지 않은 일입니다. 스타트업 전체 개수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2019년 1월부터 9월까지 신설법인이 약 8만 개이고 그중 소위 청년창업(만 39세 이하)이 2만 2천 개 수준인데 반면 2019년에 투자건수는 615건에 불과합니다. (참조: 중소벤처기업부, 벤처스퀘어)


투자유치는 규모나 단계에 따라 다르겠지만 평균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가까이 걸리는 매우 험난한 여정입니다. 피를 말리는 긴장과 스트레스의 연속이 되기도 하고 어떤 누군가에는 고통과 오욕의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시간이 누구의 편이냐에 따라 협상의 결과물이 달라질 수 있고 회사의 존폐 위기까지 갈 수도 있으니 현재의 매출과 비용 구조를 정확히 분석하여 자금 소진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6개월 이전에는 투자유치 작업이 시작되어야 합니다.


만약 1년이 넘도록 투자유치 작업을 했는데도 안되었다면 사업성, 인력 구성원, 투자유치 전략 등에 대해 제로 베이스로 다시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또한 투자유치를 한다고 임직원 모두가 투자유치 작업에만 매달릴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협상이 진행되는 수개월 동안의 성과나 변화 또한 투자유치를 위한 중요한 지표가 되기 때문에 계속 성장을 해야만 합니다.    


투자유치는 흔히 IR(Investor Relations)이라고 하는데요 종종 자금 조달의 의미로 펀드레이징(Fundraising)이라고 쓰이기도 합니다. 의미상으로 큰 차이는 없으니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사용하시면 되겠습니다.




말씀드리고 싶은 내용이 너무 많은데 이번에는 투자유치에 대한 기본 개념과 투자를 하는 주체에 대해서 정리해보겠습니다. 기본 개념을 아셔야 뒤에 나올 다소 복잡하고 어려운 내용들을 이해하실 수 있을 듯합니다.


투자유치 (IR / Investor Relations) 개념

투자: 미래에 특정한 이득을 얻기 위하여 시간을 투입하거나 자본을 제공하는 것 [출처: 네이버 사전]

유치: 꾀어서 데려옴. 행사나 사업 따위를 이끌어 들임 [출처: 네이버 사전]

쉽게 말하면 '우리 회사 앞으로 잘 될 거니까(미래가치) 지금 자금을 투자를 해주세요. 대신 반대급부로 주식이나 이자를 드릴게요.'라는 의미

어렵게 말하면 엔젤(Angel)이나 벤처캐피탈(Venture Capital- VC)에 기업의 주식,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등을 인수시키는 방법으로 자본참여를 통하여 자본을 조달하는 것


투자유치가 필요한 이유


사실 투자유치가 필요한 이유는 뻔하죠. 돈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스타트업이 대부분 소자본으로 창업을 하기 때문에 인건비나 임대료 등에 대한 압박이 늘 있고 매출보다는 비용이 많으며 성장을 위해 의도된 적자를 감내해야 할 때도 많습니다.


물론 사업이 잘 되어 투자유치가 필요 없는 해피한 케이스도 있습니다. 로레알 그룹에 6천억 원에 회사를 매각한 스타일난다의 김소희 대표는 매출이 많이 나와서 굳이 투자를 받을 필요가 없었고 그렇기 때문에 매각할 때 지분을 100% 갖고 있었다고 합니다. (로레알에는 지분의 70%만 넘겼다고 합니다.) 스타트업 월드에 있는 사람들은 6천억 원이라는 금액에도 놀랐겠지만 아마도 지분 100%에 더 깜짝 놀랐을 것입니다.


스타트업은 늘 자금이 부족하고 늘 필요하지만 투자유치가 필요한 주요 케이스는 이렇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사업 성공에 필요한 자금 중 스스로 마련할 수 없는 부분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계획성 있는 우량자금 유치를 통하여 원활한 사업계획을 수행하기 위해

점진적 성장이 아니라 폭발적 성장을 위해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사업에 대한 검증은 되었고 마케팅에 집중하기 위해

한국 시장에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고 글로벌 진출을 하기 위해

대외적인 회사의 이미지 제고 (고객, 임직원, 잠재적 투자자, 채용 등에 유리)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크게는 대출이나 주식연계 사채 발행과 같이 타인자본을 활용하는 방식과 구주를 팔거나 신주를 발행해서 진행하는 자기 자본을 활용하는 방식 2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투자를 하는 주체

금융기관

정부기관 : 중소벤처기업부,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

개인 엔젤투자자(Angel) 또는 엔젤투자조합 - 엔젤투자지원센터

엑셀러레이터(Accelerator) -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

창업투자회사(Venture Capital) -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신기술사업금융(신기사) - 여신금융협회


세상에는 공짜가 없기에 자금조달의 방법으로 대출을 받을 때는 이자를 지급하고 투자를 받을 경우에는 지분(주식)을 제공해야 합니다. 대출을 받을 경우 단기간에 자금조달이 가능하며 지분을 지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매달 이자를 상환해야 하고 상환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신용도가 하락하거나 신용불량자가 될 수 있습니다. 투자를 받을 경우에는 차입에 따른 위험도 없을뿐더러 사업에 도움이 되는 투자자를 만날 경우에는 자금 이상의 도움을 받기도 하는 장점이 있습니다만 투자계약서에 다양한 독소조항이 있을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합니다.



엑셀러레이터

일반적으로 5천만 원 내외의 투자를 하고 5% ~ 10% 지분을 가져갑니다. 사무실 지원이나 코칭, 데모데이를 통한 후속투자 지원을 하기도 합니다. 완전 초기에 기업가치를 5억 정도로 평가하고 투자를 하는 것이 감사하기도 하고 다른 장점도 많지만 나중에 너무 작은 기업가치로 지분을 팔았다는 후회를 할 수도 있으니 잘 판단해야 합니다.


대부분 투자를 전제로 엑셀러레이션 프로그램에 선발하거나 프로그램 참여기업 중 일부에 직접 후속 투자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일정 기간 동안 창업 교육 프로그램 및 멘토링, 인프라 지원 등을 통해 해당 스타트업의 비즈니스를 발전시킵니다. 기수 별로 데모데이를 통해 각 스타트업들을 외부 투자사와 엔젤투자자, 업계 전문가들에게 소개합니다. 2016년부터 공식 등록 관리제도가 시행 중이고 현재 68개사 운영 중입니다. 국내에서는 주로 1990년대 초반 벤처 붐을 일으킨 벤처 1세대 들이나 VC 출신 중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프라이머, 스파크랩스, 퓨처플레이, 메쉬업엔젤스 등)


엔젤투자

벤처캐피탈이 타인의 자본으로 펀드를 결정하여 분산 투자하는 반면 엔젤투자자는 대부분 본인 개인의 자본으로 직접 투자합니다. 5억 미만의 개인 투자자가 많습니다. 엔젤투자 매칭펀드도 있으니 사전에 엔젤투자 매칭펀드 신청 이력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개별엔젤투자자는 투자금액의 최대 1 배수 이내 가능하고 전문엔젤투자자, 지방 소재 기업, TIPS프로그램 선정 창업기업, 재창업기업은 2 배수까지 가능합니다.


전문엔젤, 적격엔젤, 엔젤클럽, 개인투자조합, 일반 개인 등이 있고 투자규모, 매칭펀드 신청자격, TIPS(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 Korea) 자격과 조건 등이 모두 다릅니다.

엔젤투자액은 2019년도 기준 2,500억 원 규모이고 현재 약 12,000명의 엔젤투자자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엔젤투자지원센터를 참고하세요.




벤처캐피탈(Venture Capital- 이하 VC)의 개념 (스타트업 중심)

주로 지분투자의 방식으로 장기적이고 위험이 높은 초기기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자본이득을 얻고자 하는 전문적인 투자 기관입니다. 기술경쟁력은 있으나 자본과 경영능력이 부족한 설립 초기 기업에 투자하고, 스타트업의 성장을 도와준 후 투자금을 회수하는 금융활동(기관)을 말합니다.


높은 위험부담(High Risk)을 감수하고 투자기업과 위험부담을 함께 부담하며 높은 자본이득 (High Return)을 목적으로 합니다.현재가치나 당장의 매출보다는 미래가치를 중심으로 투자합니다. 특히 기술력, 경영능력, 성장 가능성 등을 위주로 기업의 가치를 평가합니다.   


투자한 기업이 잘 되어야 VC도 돈을 벌기 때문에 기업가치 증대에 적극 참여하고 능동적으로 지원합니다. (물론 케바케) 가장 아름다운 상황은 다음 라운드 투자유치를 할 때 기존 VC가 후속투자를 일부 해주는 것입니다. 스타트업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만든 신기술사업금융사도 있는데 표면적으로는 VC와 유사하나 아래와 같은 차이점이 있습니다.  


출처: 머니투데이



재무적 투자(FI: Financial Investment) VS. 전략적 투자(SI: Strategic Investment)

재무적 투자는 위에 말씀드린 투자기관들이 하는 투자 방식을 말합니다. 자금을 투자하고 일정기간 이후에 투자금액의 몇 배 수로 회수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오직 이자나 배당, 원리금 회수 형태의 수익을 추구합니다.


전략적 투자는 투자수익 자체보다는 모회사의 사업적 시너지 또는 아웃사이드인(Outside-in) 형태의 빠른 기술 확보를 목적으로 합니다. 사업적 우군을 만들기 위해 혈맹을 하는 것으로 투자한 기업이 잘 커주면 인수합병을 고려할 수도 있고 경영권을 확보하려고 할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 사업적으로 Win-Win이 가능한 같은 업종이지만 롯데그룹이 커머스를 강화하기 위해 현대택배를 인수한 것처럼  Value-Chain 상에서 전략적 투자가 진행되기도 합니다.  


재무적 투자와 전략적 투자는 뭐가 더 좋다 나쁘다를 말할 수 없고, 각각의 장단점이 있으나 빠른 성장을 위해서는 두 가지 형태의 투자를 적절하게 활용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다음에는 투자유치에 방법론에 대해 좀 더 깊이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강의 및 멘토링 연락처: junsme@gmail.com




작가 도서 - 예스24


작가 동영상 강의 - 인프런


작가 콘텐츠 - 퍼블리



본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다양한 경로를 통해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저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쓰고 있으나 개인마다 상황마다 공감의 정도가 다를 것으로 생각됩니다. 인생에 정답이 없듯이 사업에도 정답이 없기에 그냥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정도로 가볍게 넓은 마음으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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