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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과이 66일 차

2025. 10. 21.(화)

by 다시 시작하는 마음

아침부터 피곤했다. 평일에는 깊은 잠을 못 잔다. 새벽 5시 30분에 알람을 맞춰 놓았지만 자주 깬다. 아침을 준비하고 남편의 도시락까지 싸고 나니 더 피곤했다. 괜히 아이들에게 물건을 제자리에 놓지 않는다고 잔소리를 했다. 모든 물건이 내가 정리해 둔 그대로 있으면 좋겠다. 남이 먹고 나온 식기를 닦고 입은 옷을 세탁하는 일이 지겹다. 보람도 없다. 몸이 피곤할 때는 내가 이렇게 계속 살아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돌봄 노동의 고충이 이런 건가 싶다.


남편이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내가 피곤해 보인다고 좀 쉬라는 내용이었다. 안 그래도 쉬려고 했었는데 그 말에 용기를 얻어 마음 놓고 쉬었다. 쉬고 나니 불편했던 마음이 가라앉는다. 잠이 보약이다. 나이가 들수록 그 말에 자주 기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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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이 15살, 아이를 키우면서 나의 내면의 아이도 잘 키워내는 것이 목표인 여자사람, 2년간 칠레에서 살다가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지금은 파라과이에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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