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이모양일까.

용서가 어려운 나

아침부터 눈물바람 했다. 둘째에게 사소한 장난을 쳤는데 나에게 화를 냈다. 약간 인신공격적인 발언으로. 웃자고 한 말에 죽자고 덤비는 게 이런 건가.


처음엔 화가 났고 이내 서운해졌다. 많은 생각들이 스쳐갔다. 모두 부정적인 생각이다.

'아이가 나를 무시하나.'

'아이가 나를 싫어하나.'

'부모가 나를 함부로 대하니 자식도 나를 이렇게 대하는 건가.'

'왜 가족들은 나를 함부로 대할까.'

'다른 사람들도 나를 싫어했나.'


아이를 서둘러 학교에 보내고 괜히 휴대폰을 보며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청소하면서 겨우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었는데 남편이 나를 위로하자 눈물이 났다.


나는 왜 이럴까. 왜 이렇게 서운한 걸까. 부모에게 사로잡혀 벗어나질 못하는 걸까. 내 인생은 다를 텐데. 내 인생은 달라지고 있는데. 모든 게 부모탓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사람들과의 관계가 어긋날 때마다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무시한다거나 함부로 대한다고. 그 이유는 부모가 나를 이렇게 키워서 그런 것이라고. 끝내 그것은 사실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려도 그 결론으로 가는 과정에는 부정적인 생각이 꼭 따라붙는다.


나는 머릿속으로 똑같은 결정을 내리고 만다.

"앞으로 너랑 이야기 안 할 거야!"

"너를 다시는 안 볼 거야."

"정 떨어져!"


'내가 실천해버리면 어쩌지' 하는 결정들만 내려놓고 이내 마음이 무거워진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나는 이런 식으로 종료했었다. 어린 자식에게는 차마 하지 못하지만.


나는 용서가 어렵고 힘들다.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다. 누가 가르쳐 준 적이 없으니 배운 적도 없겠지. 다들 어떻게 용서하고 사는지 궁금하다. 내가 나를 용서하는 것이 안 되니 다른 사람에 대한 용서는 더 어렵다.


20221204_1.jpg 나에게 모성이 부족한 걸까


'그럴 수도 있지' 하면 된다는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로 마음이 채워진다. 나는 너그럽고 관대하고 따뜻하고 친절한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현실은 매번 옹졸하다. 요즘 내가 무척 마음에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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