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부모들이 아이의 일일 계획표나 주간 계획표를 짤 때 숙제하기, 학원 가기, 독서 항목을 주로 넣고, 매일매일 지켜야 하는 규칙을 정해놓고 실천하고 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놀이에 대해서는 계획표를 만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생각해 보니 우리가 어렸을 때 새해가 시작되거나 방학이 되면 항상 짜는 생활계획표에는 공부하기와 숙제 그리고 독서와 같은 지적 활동과 연관된 항목은 넣었는데 정작 뭘 하고 놀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항목을 넣지 않았던 것 같다.
내가 놀이 계획표를 짜기 시작한 것은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틈틈이 일해야 할 시간이 필요해서였다. 사실 아이든 어른이든 뭘 하고 놀아야 할지 고민을 하게 마련이다. 예를 들면 학교 운동장에 친구들이 모였을 때 누군가 고무줄놀이를 하자, 공기놀이를 하자, 땅따먹기 하자라고 하면 그제야 맞장구를 치던 다른 제안을 하던 반응이 생긴다. 사실 무작정 뛰어놀기만 해도 재미있을 나이지만, 아이들이 점차 커갈수록 보다 복잡하고 지적인 활동이 접목된 놀이를 요구하기 때문에 함께 노는 걸 고민하는 것도 꽤 힘든 일이다.
1970년대와 1980년대, 우리가 어렸을 때는 딱히 부모가 놀아주거나 무언가를 계획해서 놀잇감을 만들어주지 않았다. 특히 일하러 나가느라 바쁜 부모들은 집에 먹을 것이나 넉넉히 쌓아두고 일을 나가면 그만이었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은 숙제를 하고 나서 부모가 돌아올 때까지 뭔가를 하며 놀아야 했다.
학원도 그리 흔하지 않았던 시절, 혼자 집에서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고 색종이나 수수깡으로 뭔가를 만들고 심심해서 공책을 펼쳐놓고 이런저런 글을 쓰곤 했다. 그러다가 심심해서 학교 운동장에 가서 배회하다 보면 동네 아이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나가기만 하면 동네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던 그때는 뭘 하든 재미있게 놀 수 있었다.
하다못해 동네 골목길에만 나가도 아이들은 모여들었다. 그래서일까. 우리가 어렸을 때는 부모가 놀아주지 않아도 아이들은 서로 모여 놀았기에 사회성은 저절로 습득되었다. 물론 부모나 어른들의 보살핌을 받지 못해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건전한 놀이를 한다는 조건 아래에서 아이들은 제각기 나름의 적응력과 사회성을 친구들과의 놀이를 통해 실험하면서 새로운 삶으로 한 발짝씩 들어갈 수 있었다.
90년대 이후에는 아이들의 놀이가 어떻게 변화되었을까. 세월이 흐르고 큰 도시로 이사를 하면서 아이들은 잘 놀지 못하게 되었다. 바로 집으로 돌아와야 했고, 운동장이나 동네 골목에서 노는 아이들은 적어졌다. 부모들은 집을 쉽게 개방하지 않았고, 자신의 아이들을 집안으로 들이고 밖에서 노는 것을 조심시키기 시작했다. 홍콩 할머니와 콩콩 귀신 등의 도시괴담이 숱하게 돌면서 어린아이만 잡아간다며 아이들에게 공포를 심어주었다. 유괴되거나 행방불명이 되어 사라지는 아이들이 많아지면서 생긴 괴담이었을 것이다.
그만큼 아이들의 놀이는 넓은 공간, 공적인 공간에서 이루어지다가 점차 내부, 사적인 공간으로 이동하고 축소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집 앞 골목길은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곤 했지만, 여럿이 어울려 다니며 어린아이들끼리 노는 것은 위험한 일로 간주되었다. 소위 노는 아이들이나 일진으로 오해받기 십상이었다. 이제는 부모의 보호와 어른들의 보살핌 아래에서 ‘건전한 놀이’를 하는 것이 일반화되었다.
이렇게 놀이 문화가 바뀌어가면서 생겨난 것이 오늘날 ‘플레이 데이트’이다. 90년대에 대학생이었던 나는 당시 아이들이 어떻게 놀았는지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 그러나 분명한 건 그 이전 세대들과는 다른 놀이문화를 영위하며 성장했다는 것이다. 그 놀이문화 중 하나가 부모들이 주도하여 아이들이 모여 노는 ‘플레이 데이트’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플레이 데이트는 2000년대 생과 2010년대 생 아이들에게 보편화되었다.
(2) 놀이를 위한 일과표 만들기
예 1)임신기하루일과표 (예)
태교 - 피아노, 그림, 글쓰기, 독서, 다큐멘터리 감상, 육아 공부
외부 활동 - 산책, 쇼핑, 가벼운 스트레칭, 하체 강화 운동
지적인 활동은 오전에 주로 하고, 운동은 가벼운 운동으로 하루 두세 번 자주 해 준다. 오후에는 체력이 떨어져서 힘드니 가능한 편안한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쉴 때는 배를 쓰다듬거나 손가락으로 톡톡 쳐서 아이를 운동시키는 것도 괜찮다. 15주에서 17주 첫 태동을 느낀다.
눈을 뜨면 태아에게 인사하고, 기상 노래를 들려준다. 다 같이 돌자 동네 한 바퀴 같은 동요. 아침식사를 준비하면서 재료가 무엇이고 엄마 혹은 아빠가 좋아하는 음식이라며 태아에게 이야기해 주자. 고기를 굽는 냄새가 나면 태아가 뱃속에서 발로 차며 버둥버둥 거리며 빙글빙글 돌기도 한다.
입덧이 심해 식사하고 나서 잠시 쉰 후 뒤뜰 산책을 가볍게 하면서 심호흡을 한다. 아이와 대화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내 경우는 한국말로 아이에게 이야기를 한 후, 영어로도 상황을 설명하곤 했다. 왜냐하면 일이 있어서 외부 미팅을 해야 했기에 나름 영어공부도 되고 도움이 되었다.
산책 후에는 간단히 씻고 피아노를 30분간 치며 손가락 운동을 해 주고, 아이에게 어떤 음악인지 설명해주고 소리를 들려주었다.
가. 예비맘의놀이 계획
◆ 테마놀이
a. 예비아빠의 태교 놀이 - 배 마사지 놀이, 아빠가 만든 음식 맛 보이기, 분만 수업 함께 듣기, 아빠의 하루 일과 이야기, 아빠의 태교 일기
b. 감수성을 키워주는 그림책 태교 - 아빠가 읽어주는 태교 그림책, 촉감 그림책, 역할에 맞춰 그림책 읽기, 어떤 마음일까(태아와의 감정 교류), 이야기 꾸미기
c. 태아의 청각이 열리는 음악 태교 놀이 - 음악과 함께 왈츠, 음악회, 국악 콘서트, 추억이 담긴 노래 듣고 부르기, 추억 악기 연주
d. 아기에게 사랑을 전달하는 태담 놀이 - 매일 아침 아기에게 인사하기, 엄마 아빠 일과 중계 캐스터, 엄마와 아기가 듣고 싶은 노래 불러주기, 아기를 위한 가족 구호 만들기, 태아 칭찬 놀이
e. 태아의 두뇌에 자극을 주는 두뇌발달 태교 놀이 - 낱말카드 손가락 글씨, 전단지 숫자 빨리 찾기, 흥미진진 빙고 게임, 이건 무슨 모양일까?, 나라 이름 맞추기
◆일상 놀이
아기 침실 꾸미기, 손톱/발톱 정리, 종이에 스트레스를 적은 후 구기고 찢어서 던지고 버리기, 명언집 만들기, 출산 예행연습 하기, 출산 후 하고 싶은 일 생각하기, 부모 다짐 리스트 작성하기, 연애시절 사진 보기, 구구단을 외자!, 시댁과 친정 토크, 우리 부부의 행복 추억 리스트, 신혼여행 추억 회상, 우리 아기를 어떻게 생겼을까, 흥미진진 스무고개 놀이, 시원한 온몸 주물러 주기, 아빠 스스로 할 일 리스트, 출산 후 우울할 땐 어떻게 하지?, 리듬에 맞춰 톡톡, 숙면 차를 마셔요, 이건 무슨 모양일까, 촉감 그림책을 읽어줘요, 태담 동영상 찍기, 모유 수유를 위한 간단 체조 놀이, 페트병 마사지, 편지 주고받기, 순산 워킹 놀이, 누워서 발로 글씨 쓰기 체조, 아가, 무슨 맛이 느껴지니?
나. 신생아/유아기/1살/2살하루일과표
6:00 am 기상, 분유 180 ml 먹고, 엄마가 간단히 아침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혼자 놀기
7:00 am 아침 활동 - 공원 산책 - 성장발달 신체활동 놀이
8:00 am 엄마와 함께 간단한 아침 식사 - 이유식(삶은 계란 으깬 것/과일)
9:00 am 아침잠 (1시간에서 1시간 30분)
10:00 am 일어나서 분유 110ml 먹고 아침 활동 - 성장발달 자극 놀이
(블록 쌓기, 스티커 붙이기, 엄마와 그림 그리기, 이야기 듣기 등 지적 활동 놀이)
11:30 am 엄마가 점심식사 준비하는 동안 잠시 혼자 놀기
12:00 pm 엄마와 함께 점심식사 - 고형식(쌀죽/흰살생선/삶은 채소)
12:30 pm 낮잠 자기 전 엄마와 책 읽기
1:00 pm 오후 낮잠 (2시간에서 2시간 30분)
3:00 pm 분유 110ml 와 핑거푸드(블루베리, 퍼프 스낵)를 먹고 오후 활동
- 성장발달 신체 활동 놀이 (집 앞 놀이터, 뒤뜰 잔디밭, 물놀이) 또는 일상 놀이
4:30 pm 간단한 목욕 후 엄마가 저녁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혼자 놀기
5:00 pm 저녁식사 - 고형식(잘게 간 고기/삶은 채소)
6:00 pm 저녁 활동
– 양치질을 하고 잠옷을 갈아입고 가족과 함께 뒹굴거리며 애착놀이 즐기기
7:00 pm 잠자리 의식 – 그림책 보기, 책 읽기, 이야기 들려주기, 자장가 음악 듣기
7:30~8:00 pm 잠자리에 들기 (10시간에서 11시간)
a. 애착 놀이 - 거울 보며 냠냠, 미로 안의 엄마 찾기, 포스트잇 떼기, 셀로판지 구기기, 에어캡 벽 두드리기
b. 성장발달 자극 놀이 - 통에 물건을 넣었다 뺐다 하기, 스티커 놀이, 물놀이, 요거트 그림 그리기, 엄마가 그리는 그림 이야기 듣기, 과자 봉지 몰이, 목욕통에서 양말 꺼내기 놀이, 구멍 속 물건 잡아당기기, 인형놀이, 수건 철봉 매달리기, 페트병 줄 당기기, 아빠 얼굴이 커졌다, 작아졌다(사물 멀어지기 놀이), 창문 마주 보고 두드리기, 의자 걸음마
c. 집에서 하는 쉬운 놀이 - 아빠 볼 풍선 터뜨리기, 그릇 두드리기, 비닐봉지 풍선, 발 동동 구르기, 쇼핑백 까꿍 놀이, 립스틱 바른 엄마 입술 보며 말 배우기, 손수건으로 엄마 얼굴 닦기, 티슈 뽑기 놀이, 숨겨진 그림책 보기, 꽃향기 맡기, 손수건 줄다리기, 수수깡 놀이, 풍선 박수 놀이, 발가락에 쏙! 우리 아기 잡기 놀이
d. 일상 놀이 - 촉감 지퍼백 놀이, 돌멩이 목욕, 빨래 옮기기, 얼음 잡기 놀이, 물 풍선 축구, 분무기 물 뿌려서 그림 그리기, 선풍기에 비닐을 달아서 날리는 비닐 잡기, 수박 난타 놀이, 아빠 악어 입에 쏙, 바구니에서 옷 꺼내기, 움직이는 손수건, 휴지 당기기, 눈코입 놀이, 종이상자 가지고 놀기, 고무장갑 놀이, 싱크대 소꿉놀이, 깡통으로 북 치기, 신문지 찢기 놀이, 손목과 발목에 방울 달기 놀이, 푸딩 오감 놀이, 얼음 트레이 속 과자 먹기, 수건 징검다리, 우유갑 쌓기, 목소리 녹음해서 듣기, 빈 물통에 콩알 넣어 흔들기, 베개 타고 놀기, 길쭉한 국수 면 뽑기 놀이, 냄비 뚜껑 열기 놀이, 냉장고 자석 놀이, 색깔 컵 쏙쏙 뽑기 놀이, 포크로 두부에 구멍 내기, 넣었다 쏟았다 가방 놀이, 식빵 찢기 놀이, 풍선 잡기 놀이, 깃털이 간질간질, 바구니 썰매 타기, 삶은 달걀 놀이, 밀가루 반죽 놀이, 빨대 뽑기 놀이, 전단지 찢기 놀이, 그림책 넘기기, 묶어 연결한 손수건 뽑기 놀이, 칫솔 놀이, 줄자 뱀 놀이, 낮은 선반에 장난감 옮기기 놀이, 베개 산 넘기, 간단한 주방도구 놀이, 발도장, 손도장 놀이, 비밀 주머니 놀이, 책으로 만든 집에서 놀기, 가족사진 보기, 아빠와 이불 집 만들기, 종이 상자 자동차 놀이, 양말 공 놀이, 컵 속에 물건 넣기, 휴지심 확성기 놀이, 모자 벗기기 놀이, 손바닥에 이름 쓰기
다. 3살 ~ 5살아이하루일과표– 홈스쿨링, 데이케어, 프리스쿨, 유치원
아이가 3살 때 프리스쿨에 다니기 시작했다. 일찍 일어나지만, 아침 등교 준비가 느리고 힘든 아이를 위해 구체적인 지침을 적어서 아침 시간표를 짰다.
4살 때부터 잠자리 독립 훈련을 시작한 아이, 자다가 베개를 들고 자꾸 엄마, 아빠를 찾아와서 잠자리 당번을 정했다. 아래는 5살 생일을 맞이하여 아이와 함께 만든 주간 계획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