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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종문 Jun 04. 2023

실내에서 인공광으로 식량작물을 재배할 수 있을까?

쌀, 밀, 옥수수를 실내에서 인공광으로 재배할 수 있을까?

실내에서 인공광으로 식량작물을 재배할 수 있을까?

결론을 먼저 이야기하면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다.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다는 말의 의미는 경제성이 없어서 재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모르지만 나는 실내에서 인공광으로 식물을 재배하는 것을 검토할 때 가장 먼저 하는 것이 식물성장에 필요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가를 검토한다. 특히 식물성장에 필요한 빛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가를 검토한다.

식물성장에 필요한 빛(인공광)을 경제적으로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면  어떤 작물이라도 실내에서 인공광으로 재배할 수 있다.

현재 국내외에서 실내에서 인공광으로 식물을 재배하는 업체들 대부분은 양상추를  포함한 엽채류와 허브류를 주로 재배하고 있다.

몇몇 업체의 경우는 딸기를 재배하고 있지만 아직 경제성을 맞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럼 이들이 엽채류와 허브류만 재배하는 이유가 다른 작물을 재배할 방법이 없어서일까?

아니다

그들의 연구결과를 보면 토마토, 고추, 애플수박 등은 물론 다양한 작물 재배에 성공한 케이스를 볼 수 있다.

결국 실내에서 인공광으로 작물을 재배하려면 경제성이 있어야 한다.

내가 생각할 때 쌀, 밀, 옥수수와 같은 식량작물은 실내에서 인공광으로 재배하면 경제성이 없다.

아마 아주 혁신적인 광기술이 나오지 않는 이상 이것은 아주 오랫동안 변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생각할 때 실내에서 인공광으로 식량작물을 재배할 때 경제성이 없는 이유는 2가지다.

첫 번째는 식량작물을 실내에서 상품성 있게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시설투자비용이 너무 높다는 것이다.

식물성장에 필요한 빛이 충분한지의 기준이 되는 것이 광화포화점이다.

식물마다 빛의 광량자속 밀도(PPFD)의 증가에 따라 광합성량이 증가하다가 멈추는 지점을 광포화점이라고 한다.

현재 국내외 인공광으로 식물을 재배하고 있는 실내농장에서 재배되고 있는 양상추류나 허브류는 대부분 PPFD기준으로 300 마이크로몰내외에서 광포화점이 분포하고 있다.

( 이 광포화점은 온도에 따라 변화하기도 하지만 여기에서는 그것까지 고려하지  않겠다.)

이 광포화점을 기준으로 인공광의 조명설계를 하고, 조명발열량에 따라 공조설계를 하게 된다.

현재 국내외 인공광 실내농장은 양상추류와 허브류를 재배하며 이제 겨우 경제성을 맞춰가고 있는 상황이다.

재배와 유통에 대한 효율을  극대화해야 하지만 이제 경제성을 맞춰가고 있다.

문제는 식량작물의 광포화점이 양상추류나 허브류보다 3~4배 이상 높다는 것이다.

밀이나 벼의 경우는 1,000 마이크로몰 내외이고, 옥수수의 경우는 거의 2,000 마이크로몰 내외라는 것이다. 

실내에서 밀이나 벼를 재배하려면 현재의 조명설계보다 3배 이상의 LED가 설치되어야 하고 옥수수를 재배하려면 7배 이상의 LED가 설치되어야 한다.

실내농장 구축 시 LED비용이 전체 시설비용의 30% 이상이니 LED만으로 최소 2배 이상의 비용이 필요하다.

또 이 정도 LED가 추가되면 LED발열량을 관리하기 위해 냉방공조에 시설용량이 양상추류나 허브류 시설보다 LED추가만큼 추가되어야 한다. 

단순히 생각해 보아도 시설비용이 벼나 밀은 3~4배 이상, 옥수수는 7배 이상의 필요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밀이나 벼, 옥수수 같은  식량작물은 저장성이 높아서 전 세계로 유통되며 가격이 아주 저렴하다는 것이다.

6월 2일 기준 KAMIS 쌀 20kg 도매가격(중도매인 판매가격)이 46,800원인데, 적상추 4kg 도매가격(중도매인 판매가격)이 19,300원이다.

이것은 동일한 kg당 가격으로 계산해 보면 쌀은 kg당 2,340원이고 적상추는 kg당 4,825원이다.

이렇게 단순비교만으로 2배 이상의 가격차이가 난다.

문제는 이런 가격을 받기 위해 벼를 재배하는 시설에 적상추를 재배하는 시설보다 3~4배 이상의 비용을 투자하고 고정비용(전기료)을 3~4배 이상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뿐만 아니다.

벼는 120일 이상 재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아무리 노력해도 년간 3회 생산이 최대지만 적상추는 육묘와 이식을 통해 년간 최대 10번에서 12번 생산이 가능하다.

시설투자비용도 1/3~1/4이고, 운영비도 1/3~1/4이고, 1년에 10~12번 생산이 가능하고, Kg 단가도 2배 이상 되는 적상추로도 경제성이 맞춰지지 않을 수 있는 것이 현재 국내외 인공광 실내농장의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설투자비용은 최소 3~4배, 운영비도 최소 3~4배 이상, 1년에 최대 3번, kg 단가는 1/2인 쌀을 실내에서 재배할 수 있겠는가.

여기에 상추는 공간에서 최소 4단에서 6단까지 다단재배가 가능하지만 벼는 키나 여러 가지 이유로 다단재배가 쉽지 않다.

마지막으로 추가하면 상추는 그대로 상품화되지만 벼는 쌀이 되기 위해서는 버려지는 부산물(짚, 왕겨)들이 너무 많아 단위면적당 생산량도 그렇게 높지 않다.

이런 이유로 실내에서 인공광으로 식량작물을 재배하는 것은  앞으로 아주 긴 시간 동안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예외적으로 일본의 파소나그룹과 같은 체험용이나 중국의 종자개발을 위한 육종용과 같은 특별한 경우는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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