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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 비우러 제주에 왔어요.
제주 한달살이 시작
by
예진
Sep 22. 2022
분리불안이 있는 대형견 데리고 제주에 오느라 완도에서 배 타고 제주에 왔어요.
덕분에 펫존에서 같이 웅크려 쪽잠 자고 ㅎㅎㅎ
집에서 완도까지 운전해서 가는데, 전라도부터인가
시야가 뻥뻥 뚫려서 올 때부터 머릿속이 조금씩 뚫리는 느낌이었어요.
한 달 동인 강제 산책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해방감을 기대하며 오는 길에 이미 신났습니다.
하늘은 어쩜 이리 맑고 예쁜지, 일몰은 또 어찌나 아름다운지, 하늘 구경하며 운전할 땐 피곤한지도 모르겠더라고요.
오자마자 표선 근린공원에서 바다 구경하고 잠깐 산책했어요.
이번 여행의 목적은 강제 산책에서 탈출하고, 머릿속을 비우는 것이었는데 벌써 이 두 가지를 다 해버린 느낌에 둥실 두둥실.
몸속을
비우면 몸이 알아서 노폐물을 내보내고 세포를 재생한다고 하잖아요, 우리가 그 과정에 대해서 하는 일이 없어도 몸이 스스로 그렇게 한다는 게 정말 신비하죠.
머리 속도 비워내기만
하면 지혜와 영감이 찾아오는지 실험을 시작해보려고요 :)
마이클 싱어는 객관적인 눈으로 자신의 모든 생각을 잘 들여다보면 그 대부분의 생각이 정말 아무런 의미도 없음을 깨달을 것이라고 했거든요.
마음속에서 간식을 먹고 싶다는 생각들만 사라져도
세상에서 다이어트가 제일 쉬울걸요 :)
내 기준으로 판단하는 생각들만 사라져도 '스트레스가 뭐죠?' 이렇게 될 수도 있을 것 같고.
제주에 오기 며칠 전부터 나 스스로에게 관대 해지는 것을 시작했고, 감사 일기도 쓰기 시작했는데 왠지 모를 충만감이 조금씩 더 생겨나고 있어요. 오프라 윈프리도 감사일기를 쓰고부터 삶이 바뀌기 시작했다고 하고, 제 삶에 감사가 많이 필요하다고 느꼈거든요.
그리고 스스로의 감정의 주인이 되는 법도 실천하기 시작했습니다. 외부의 것에, 타인의 말 때문에 감정이 상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해석하는 나의 생각' 때문에
내 감정이 상하는 것이더라고요.
내 기준으로 하는 판단 없이 '인정'하고 '이해'하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 요새는 외부적인 것들에 내 감정이 상해서 받는 스트레스보다는 내가 내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것이 더 속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비유가 적절한지 모르겠지만 엄청 다양한 음식이 가득한 뷔페에서 절제해서 먹고 나왔을 때 스스로를 잘 통제했다는 뿌듯함 같은 느낌 아시잖아요.
내가 변화시킬 수 있는 건 오직 나뿐인데, 이걸 잘하고 싶단 말이죠. ㅎㅎㅎ
실제로 요즘 생각을 비우고 감사하는 연습을 하니
필요한 것도 별로 없는 것 같고,
먹는 양도 줄었어요.
(근데 커피는 너무 맛있어요 ;;;)
게다가 <밥맛없는
언니들>에서
박소현 언니랑
산다라 박님
보면서 더 적게 먹으려 하고 있기도 하고요.
박소현 언니 일주일 동안 드시는 양이 저 하루에 먹는 양보다 적은 것 같더라고요 ㅋㅋㅋ
배두나 배우는 굶어 죽겠다 싶을 때라야 식사를 하신다는데, 굳이 식사 시간이라고 습관적으로 무얼 먹어야 한다는 생각도 흘려보내면 좋을 것 같아요.
배고픈 단계가 어느 정도 지나고 나서 식사를 하면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다는 기분이 드는 것도 재밌어요.
상대방이 조금 상냥하지 않은 말을
할
때에도 거기에 말려들지 않고 나는 상냥하게 말하는 연습도 시작했는데, 성공했을 때는 얼마나 재밌게요.
물론 저는 아직 기분이 좋지 않을 때도 많지만, 깨달은 사람들은 그 순간에만 기분 나쁘다 생각하고 계속 그 감정을 지니고 있지 않는다고 해요.
여기서는 딱히 에너지를 크게 쓸 일도 없고,
비우는 연습 중이라 제대로 먹는 식사는 1일 1식이면 충분한 것 같아요.
바다를 보며 비워내고, 하늘 보며 비워내고
멍 때리다가도 내 생각을 알아차리고 바라보는 연습 하며 바다멍 하늘멍 하고 있습니다.
요새 느끼는 비워내면 좋은 점은 원하는 것을 상상하는데 좀 더 집중할 수 있다는
것과
수면의
질이 높아진다는 것이에요 :)
그리고 오랜기간 운동을 열심히 해왔던 제 경험상, 운동 많이 하는 것보다도 몸과 마음을 비우는 것이 훨씬 더 건강에 이롭습니다.
#대형견동반제주한달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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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제 몸 세포 구석구석까지 스며들고 분출되어 이곳저곳에 전해졌으면 합니다. 사랑의 빛으로 빛나기를 바랍니다. 반짝반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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