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습관도 무너지면서 진정되었던 안면홍조가 다시 올라오면서 피부의 탄력이 급속도로 나빠지는 것 같았다. 엄마는 내 눈꺼풀을 보고 쌍꺼풀 수술을 하는 게 어떻겠냐고 말씀하셨고 잠시 고민했었다.
홑꺼풀에 눈 화장이 번지지 않게 하려고 아이 프라이머를 자주 사용했던 것도 눈꺼풀 늘어짐의 한 원인이었지만, 열이 얼굴로 오르면서 피부 탄력은 많이 떨어지게 된다.
실은 혈액순환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운동하는 날도 많았다.
순환이 잘 안 되는 날은 오래 앉아 있기가 힘들어 집 마당을 열 바퀴 이상씩 뛰기도 했다.
어느 날은 운동하면서 이게 뭔 짓인가 싶었다.
어쨌든 나는 쌍꺼풀 수술 대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건강을 최대한으로 개선시켜보고 싶었고 식물식을 시작해 다섯 달 동안 완벽하진 않지만 만족하며 잘하고 있는 것 같고
피부의 탄력은 빠르게 돌아오고 있다. 야호!
음식을 위해 사용하는 제철 재료들.
최소한의 조리를 한다.
두 번째로, 시작한 지 며칠 안되었지만 이틀에 한 번씩 밀가루 풀로 샤워를 하기 시작했다.
이건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건데, 예전에 단백질에 목숨 걸었던 시절에는 (그래 봤자 고작 다섯 달 전) 다음 날엔 두피가 기름진 느낌이 있었는데 요즘은 그다음 날 뽀송뽀송하기도 하다.
엄마는 환경보호에 열심이신데, 한동안 밀가루 풀로 머리를 감고 샤워를 하셨다.
나도 같이 해보려고 시도해봤지만 밀가루 풀로 샴푸를 하는 것은 개운하지 않은 느낌이었고, 밀가루 풀로 머리를 감고 나서 다시 샴푸로 머리를 감게 되니 밀가루 풀을 사용할 생각도 하지 않고 지냈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는 그다음 날도 두피가 종일 뽀송뽀송한 느낌이어서 밀가루 풀을 쑤어 씻어야겠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당장 밀가루 풀을 만들어 머리도 감고 샤워도 했는데 예전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고 씻고 나서도 개운한 느낌이 났다.
샴푸와 비누로 샤워를 하면 몸에 비누 잔여물이 남지 않을 때까지 씻어내야 하니까 물을 많이 사용했는데, 밀가루 풀로 씻으니 물을 절약하게 되어 기분도 정말 좋다.
(절제의 성공학의 저자 미즈노 남보쿠는 일 년 안에
칼 맞아 죽을 관상이었는데 음식절제를 통해
관상이 바뀐 사람으로 유명하고 따르는 제자만도 3천 명가량이었다고 한다.
이 분은 성공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음식절제를 이야기하셨지만, 성공하기 위한 조건 중 하나로
물 절약을 말씀하셨다.)
아직은 이틀에 한 번은 샴푸로 머리를 감는다.
게다가 피부도 유수분 밸런스가 훨씬 좋아졌다.
밀가루 풀을 사용하면서 몸에 더 친화적인 화장품을 사용하고 싶어서 녹차를 진하게 우려서 스킨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건 예전에도 사용했던 방법인데 만들기도 아주 쉽고 나에게는 그 어떤 스킨보다 잘 맞고 좋았는데, 다시 만들어 쓰기 시작했다.
화장품 원료로서 녹차 추출물 효능은 피부 진정 효과뿐만 아니라, 피부가 지외선으로 손상되는 것을 줄여주며, 기미나 주근깨 등의 완회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예전에 오랜 기간 녹차 스킨을 사용하면서 실제로 느꼈던 점들이다. 게다가 녹차가 함유된 화장품보다 아예 녹차를 우려서 사용하니 효과가 더 좋은 것 같다.
자연식물식을 하면서 녹차 스킨까지 선순환의 효과라고 생각된다.
(참고로 나는 녹차 스킨을 사용할 때 스프레이에 넣고 분사해서 사용하는데 많은 양을 사용하며, 사용하면서 얼굴에 마사지도 엄청 열심히 한다.)
밥은 생현미를 불려 먹기도 하고, 익힌 밥을 먹기도 한다.
세 번째로, 먹는 것에 대한 절제가 좀 더 수월해졌다. 물론 예전보다 그렇다는 것이고 절제는 평생 노력해야 할 덕목인 듯하다. 삶을 기쁘고 성공적으로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가 절제라고 생각되는데 하루에 두세 번이나 먹는 식생활이 통제가 안된다면 그 어떤 통제도 힘들어 내 삶을 성공적으로 살아가는 것과는 점점 더 멀어지게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성공은 하루하루 감사하며 기쁘게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아직도 내 삶에서 통제되고 절제하기 힘든 부분들이 있지만 나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다는 기쁨은 그 어떤 기쁨보다 매력적이다.
네 번째로, 호흡이 좀 더 깊어지고 편안해졌다.
그래서 요가 스승들이 채식을 하는가 보다 싶다.
당연히 예전보다 혈액순환이 잘 되니 오래 앉아 있어도 아무렇지 않은 데다가, 호흡이 깊어져 심신이 더 이완됨을 느낀다.
예전에 150kg이던 사촌동생이 한 달여 만에 25kg 정도 감량했던 일이 있었다.
내가 엄청 좋아하는 동생인데, 잘 때 코코는 소리가 정말 심각할 정도였다.
한 달 동안 외숙모께서 독한 마음을 먹고 식단과 운동을 감독하셔서 동생이 진짜 울면서 다이어트했다고 들었는데, 한 달 후에 정말 잠자는 소리가 쌔근쌔근 이었다.
수면무호흡증이나 수면 코골이도 다 식단이 문제라는 것이 증명되었던 일이었다.
과일은 항상 먹는다.
이런 것들이 나의 마음 수행과 더불어져 삶 전체가 전반적으로 많이 좋아졌다.
샛길로 가다가 올바른 길에 들어선 느낌이랄까. 방향이 제대로 정해지고 조금이라도 그 길을 가고 있으니 예전의 마음 상태와 지금 마음 상태는 정말이지 하늘과 땅 차이다.
깨달음 그리고 지혜의 저자 레스터 레븐슨은 몸은 물질일 뿐이고, 마음은 지성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마음이 변하면 모든 게 변한다. 식단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