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야마 알펜루트1

by 산들
20190606_143749.jpg


해발 2400미터. 그 산이 나를 부른다.

20190607_170055.jpg

다테야마 눈 터널을 알리는 포스터



도야마에서 다테야마까지는 대략 1시간. 요금은 1200엔이다.

도야마 역에서 표를 끊자 차장이 직접 차표를 써준다. 요즘 같은 디지털 세상에 손으로 쓴 차표를 받고 보니 어색하면서도 친근한 느낌이 밀려든다. 마침 늦은 오후 시간대라서 그런지 기차 안에는 집으로 가는 학생들이 제법 많다. 기차도 그렇지만 다테야마로 가는 길 자체가 전형적인 시골 느낌이 풀풀 난다. 중간 정차역마다 승객들이 하나둘 빠져나가더니만 나중에 다테야마 역에 도착할 때 보니 남은 이는 두 명뿐이었다.


나는 우선 매표소에서 구로베까지 왕복으로 알펜루트 패스를 끊었다. 역시 호쿠리쿠 패스가 있어서 할인을 받아 9730엔! 한국돈으로 치면 10만 원을 훌쩍 넘는 금액이다. 그런데 버스 시간 출발까지는 10분이 채 안 남았다. 일단 급한 대로 코인로커를 찾아 무거운 짐을 넣었다. 정신없이 짐을 넣고 꼭 필요한 것만 챙겨서 정거장에 들어서니 타야할 케이블카가 눈앞에 있었다. 그런데 경사가 살벌할 정도로 무시무시하다.



20190606_161038.jpg


다테야마에서 맞이하는 첫 구간은 케이블카를 타고 비조다이라(美女平)까지 올라가는 길이다. 비조다이라의 유래는 단어에서 나타나듯이 천 년도 더 된 미녀 삼나무를 배경으로 한다. 다테야마 역에서 다음 구간인 비조다이라까지는 대략 500미터. 7분 정도 아찔한 경사를 자랑하는 케이블카를 타고 가야 한다. 이런 높이까지 케이블카를 설치하다니 지독하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스위스의 산악열차와는 비교가 불가하다. 눈길을 돌려 옆을 보고 있노라니 그 아찔한 경사에 가히 경이로운 마음을 넘어서 소름이 끼칠 정도다.


버스는 늦은 시간대라 그런지 손님은 거의 없었다. 시간이 늦어서인지 입구에서는 내가 오늘 어디에서 묵느냐고 물었다. 그런데 산장이름이 생각나지 않았다. 다만 라, 자만이 생각날 뿐이었다. 무로도는 그래도 좀 나은데 라이초는 도무지 입에 붙지 않는다. 묵을 산장 이름도 모르고 가는 꼴이었다.


20190606_164027.jpg
20190606_165336.jpg


어느덧 버스는 미다가하라(弥陀ヶ原高原) 고원을 지난다. 표고 약 1900m 부근에서 펼쳐지는 미다가하라 고원에는 고원습지가 있다. 2012년 7월에 람사르 협약에 등록된 습지로도 유명하다. 갑작스럽게 고지대로 올라가다 보니 귀가 먹먹해진다. 잠시 후, 눈에 덮인 설산이 나타나니 옆자리의 상하이에서 온 부부는 사진을 찍느라 부산하다. 나 역시 정신없이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그런 풍경을 보고 가만 있는다는 게 말이 되는가. 6월에 설산이라니.


그들은 무로도에 호텔을 잡고 싶었으나 방이 없었다며 아쉬워했다. 내심 무로도에 숙소를 잡은 나를 부러워하는 시선이었다. 버스는 그들과 트렁크를 남겨둔 채 무로도로 향했다.

keyword
이전 06화루앙프라방에서 라오스에 흠뻑 빠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