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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M경비지도사 Aug 21. 2024

<용역쟁이 노총각의 고민>

자신의 직업을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렵다면

사무실에서 함께 근무하는 NO총각은 올해 38세입니다. 누나만 4명이 있는 귀한 아들입니다. 얼마 전에 같이 외근을 나갔다가 카페에서 차 한잔 했습니다. 그 친구가 저한테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저는 소개팅할 때 제 직업에 대해서 뭐라고 말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제가 답변한 내용은 이렇습니다.     

‘부동산 위탁관리 회사에 다닌다고 하세요.’     


‘오빠는 무슨 일해요?’      

제 아내가 결혼 전에 저한테 했던 질문입니다. 2008년으로 기억합니다.     

‘음, 정보통신공사업, 전기공사업, 시설물유지관리업을 하는 회사에 다니고 있지.’     

저는 이렇게 답변했습니다.      

당시에 근무하던 회사는 시설경비업이 주력이었지만 전기공사도 하고 CCTV도 설치했습니다. ‘시설경비업’ 보다 ‘정보통신공사업’ 이 좀 더 그럴 듯 하게 보였습니다..     


현재 저희 회사의 허가사항은 아래과 같습니다.      

시설경비업, 건물위생관리업, 근로자파견업, 소독업, 저수조청소업     

사업자등록증에 표시된 종목과는 별도로 허가증이나 등록증이 필요한 사업입니다. 종목별로 나라장터에 등록하고 입찰에 참가합니다. 제가 알고 지내는 업계 직원들끼리는 ‘용역쟁이’ 라는 표현을 쓰기도 합니다. 종사자들끼리 자조적으로 하는 말입니다. 소개팅에 나간 남자가 자신의 직업을 ‘용역쟁이’ 라고 하는 건 그리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구나 자신을 꾸미고 싶어합니다. 자신의 직업을 비하하는 남자는 매력이 없습니다. 너무 겸손해도 안 좋고 심한 과장도 옳지 않습니다. ‘IBK서비스’ 나 ‘농협파트너스’ 에 다니는 친구들은 이런 고민을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누군가 자신의 직업을 물으면 ‘아, 네’ 하면서 명함으로 답변을 대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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