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왜 엉망인지 도무지 긴긴 밤이 끝나지가 않을 때가 있는 것
청춘이라는 건 이유 없이 밤거리를 내달리며 와악 소리를 내지르고 싶은 것.
가로등 불빛 아래서 혼자 미친 듯이 달리다가 문득 멈춰 서서 숨을 고르는 것. 왜 뛰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뛰어야 할 것 같은 것. 아무도 없는 새벽 거리에서 내 목소리가 얼마나 작은지 깨닫는 것. 그래도 또 소리를 지르고 싶어서 참을 수 없는 것.
청춘이라는 건 잘 기르고 있던 긴머리를 싹뚝 잘라버리고 싶은 것.
거울 속 내 모습이 너무 어려 보여서 갑자기 화가 나는 것. 엄마가 예쁘다고 했던 머리카락들이 바닥에 떨어져도 후회하지 않는 것. 새로운 나로 변하고 싶다는 마음과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동시에 드는 것.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르고 나서야 진짜 원했던 건 변화가 아니라 용기였다는 걸 깨닫는 것.
청춘이라는 건 열심히 살고 싶었다가 다시 또 열심히 살지 않고 싶은 것.
아침에 일어나서는 오늘부터 달라질 거라고 다짐하는 것. 점심때쯤 되면 왜 그런 다짐을 했는지 기억이 안 나는 것. 저녁이 되면 이런 내가 한심해서 더 이상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는 것. 그러다가 밤이 되면 내일은 정말 다를 거라고 또 믿어버리는 것. 이 모든 게 반복이라는 걸 알면서도 매번 진짜처럼 느끼는 것.
청춘이라는 건 너무너무 사랑한다는 걸 깨달아서 잡은 손을 놓쳐버리고 싶을 때가 있는 것.
그 따뜻한 손바닥이 내 모든 걸 알아버릴 것 같아서 두려운 것. 사랑이 이렇게 클 줄 몰랐다고, 이렇게 무서울 줄 몰랐다고 중얼거리는 것. 어른들은 이런 걸 다 아는 것 같은데 나만 처음 겪는 것 같아서 당황스러운 것. 사랑한다는 말이 너무 무거워서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는 것. 그러면서도 하루 종일 그 말만 생각하는 것.
청춘이라는 건 후회할 걸 알면서도 기어코 그 말을 내뱉을 때가 있는 것.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들이 저절로 튀어나오는 것. "그만하자, 헤어지자" 그 두 마디가 상대방에게 던진 말인 줄 알았는데 고스란히 돌아오는 것. 내가 한 말이 부메랑이 되어 내 가슴을 찌르는 것. 그 순간 그 사람의 표정이 변하는 걸 보면서 내가 얼마나 어린지 깨닫는 것. 어른이 되면 이런 실수를 안 할 거라고 믿었는데 아직도 너무 서툰 것.
청춘이라는 건 왜 나만 이렇게 엉망인지 도무지 긴긴 밤이 끝나지가 않을 때가 있는 것.
천장을 바라보며 시계 소리만 들리는 새벽 3시에 모든 걸 다시 생각해보는 것. 베개에 얼굴을 묻고 소리 없이 우는 것. 친구들은 다 괜찮은 것 같은데 나만 이렇게 흔들리는 것 같은 것. 어른들은 이런 시간을 견뎌낸 건지 궁금한 것. 내일 아침이 오면 또 괜찮은 척할 수 있을지 걱정되는 것.
청춘이라는 건 술을 마시고 마셔도 취하지 않는 것 같은 긴긴 여름밤이 있는 것.
도무지 잊혀지지 않는 얼굴이 있을 때가 있는 것. 소주잔을 기울여도 그 사람 목소리가 더 또렷해지는 것. 친구들이 다른 얘기를 해도 자꾸 그 사람 얘기만 하고 싶은 것. 집에 돌아가는 길에 그 사람이 살던 동네를 한 바퀴 돌고 오는 것. 어른들이 보면 한심할 것 같은데 멈출 수가 없는 것.
청춘이라는 건 결국 돌아오지 않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이 모든 아픔과 기쁨이 언젠가는 추억이 될 거라는 걸 알면서도 지금은 너무 아픈 것. 서툴고 어설프지만 그래서 더 간절한 것. 실수투성이지만 그래서 더 뜨거운 것. 모든 게 처음이라서 매번 상처받지만 그래서 더 순수한 것.
청춘이라는 건 답을 찾으려 하지만 질문만 늘어가는 것.
어른이 되면 다 알 수 있을 거라고 믿었는데 어른들도 모르는 게 많다는 걸 알아가는 것. 그래도 계속 질문하고 싶은 것. 틀려도 괜찮다고 생각하면서도 정답을 찾고 싶은 것.
청춘이라는 건 가끔 혼자라고 느끼지만 사실은 모두가 똑같이 혼자인 것.
내 아픔이 세상에서 가장 크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아픈 것. 그걸 알게 되면서 조금씩 위로받는 것.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법을 배워가는 것.
청춘이라는 건 매일 새로운 나를 만나는 것.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나와 다르다는 걸 신기해하는 것. 변화를 두려워하면서도 기대하는 것. 성장한다는 건 이렇게 복잡한 거라는 걸 깨달아가는 것.
청춘이라는 건 그래서 모순적이고 서툴어서 더 아름다운 것.
완벽하지 않아서 더 완벽한 것. 어른들이 부러워하는 시간이지만 정작 우리는 어른이 되고 싶어하는 것. 나중에 이 시절을 그리워하게 될 거라는 걸 알면서도 지금은 너무 힘든 것.
청춘이라는 건 그래서 온 세상이 기울어져도 괜찮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