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라는 건

온 세상에서 가장 조용하고 깊은 사랑인 것.

by 이양고


나무라는 건 사람들에게 커다란 그늘을 제공해서 쉴 곳이 되어주는 것.


뜨거운 여름날 쨍쨍한 햇볕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는 것. 운동하다 지친 사람들이 나무 아래에서 숨을 고르고, 연인들이 손을 잡고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것. 아이들이 나무 아래에서 뛰어노는 것을 내려다보며 묵묵히 지켜보는 것. 벤치 하나 없어도 나무만 있으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여드는 것. 그 그늘 아래에서 일어나는 모든 이야기들을 혼자서 조용히 품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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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라는 건 비가 올 땐 잠깐 비를 피할 곳을 전해주고,

불을 지펴야 할 땐 불쏘시개가 되어주는 것.


갑작스런 소나기에 우산 없이 나온 사람들이 나무 아래로 뛰어와서 비를 피하게 해주는 것. 잎사귀들이 천연 우산이 되어 빗방울을 막아주는 것. 추운 겨울날에는 떨어진 나뭇가지들이 모닥불이 되어 사람들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 캠핑장에서, 산속에서 생존을 위한 소중한 연료가 되어주는 것. 살아서도 도움이 되고 죽어서도 도움이 되는 존재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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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라는 건 남김없이 주면서도 아주 조금의 생색도 내지 않는 것.


산소를 만들어내고, 미세먼지를 걸러내고, 새들의 집이 되어주면서도 "내가 이만큼 해줬어" 하고 자랑하지 않는 것. 봄에는 꽃을 피워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가을에는 열매를 맺어 먹을거리를 주면서도 당연한 듯 조용히 있는 것. 사람들이 나무를 함부로 대해도 화내지 않고 그저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는 것. 고마워하는 사람도 별로 없지만 그래도 계속 베풀어주는 것.






나무라는 건 불어오는 바람에 따라 솨아아, 솨아아 하는

나뭇가지 소리에 마음의 위안을 얻게 되는 것.


스트레스받은 일상에서 나무 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 바람이 불 때마다 나뭇잎들이 서로 부딪히며 내는 자연의 음악. 도시의 시끄러운 소음 속에서도 나무 소리만큼은 평온함을 주는 것. 불면증에 시달릴 때 나뭇가지 소리를 들으면 잠이 오는 것. 그 소리 속에는 자연의 리듬과 생명력이 담겨있다는 걸 느끼게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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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라는 건 여름엔 푸르름을 겨울엔 고독함을 눈으로 알게 해주는 것.


여름 나무의 짙은 녹색을 보면 생명력이 넘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지는 것. 나뭇잎 하나하나가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모습에서 희망을 보게 되는 것. 겨울 나무의 앙상한 가지들을 보면 쓸쓸하면서도 아름다운 것. 잎이 다 떨어진 나무에서 삶의 고독과 절제를 배우게 되는 것.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간의 흐름을 알려주는 것.






나무라는 건 새들의 아파트가 되어주는 것.


굵은 가지에는 큰 새들이, 가느다란 가지에는 작은 새들이 둥지를 틀 수 있게 해주는 것.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나무를 더욱 생동감 있게 만들어주는 것. 봄이 되면 새끼들이 태어나는 소리가 들려서 나무도 함께 기뻐하는 것 같은 것. 나무와 새들이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모습에서 공생의 의미를 배우게 되는 것.






나무라는 건 어린 시절의 추억이 깃든 곳이 되는 것.


동네 골목길의 그 나무 아래에서 친구들과 놀았던 기억들. 나무에 그네를 매달고 타던 즐거웠던 시간들. 나무 기둥에 키를 재며 "나 이만큼 컸어!" 하고 기뻐했던 순간들. 어른이 되어서 그 나무를 다시 보면 "아, 그때 그 나무구나" 하며 반가워지는 것. 나무는 그대로인데 내가 많이 변했다는 걸 깨닫게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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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라는 건 사랑하는 사람과의 추억을 만들어주는 곳이 되는 것.


첫 데이트를 했던 공원의 그 나무, 프러포즈를 받았던 그 나무 아래. 나무에 이니셜을 새기며 "영원히 사랑하자" 약속했던 그 순간들. 이별 후에 그 나무를 보면 가슴이 아프지만 그래도 아름다웠던 기억으로 남는 것. 나무는 모든 사랑 이야기의 조용한 증인이었던 것.






나무라는 건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역사책인 것.


나이테 하나하나에 그해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것. 수십 년, 수백 년을 한 자리에서 버티며 세상의 변화를 지켜본 것. 그 나무가 처음 심어졌을 때와 지금의 모습을 상상해보면 시간의 위대함을 느끼게 되는 것. 사람은 왔다 갔다 하지만 나무는 꿋꿋이 그 자리를 지키는 것.





나무라는 건 도시 속에서 자연을 느끼게 해주는 소중한 존재인 것.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둘러싸인 도시에서 유일하게 자연의 숨결을 전해주는 것. 나무 한 그루만 있어도 그 공간이 살아있는 느낌이 드는 것. 아파트 베란다의 작은 화분 하나도 마음을 평안하게 해주는 것. 자연과 멀어진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치유의 존재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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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라는 건 말없이 묵묵히 자기 역할을 하는 것.


아무도 보지 않아도, 아무도 고마워하지 않아도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 태풍이 와도, 가뭄이 와도 굴복하지 않고 버텨내는 강인함. 인간들처럼 불평하거나 원망하지 않고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 그 모습에서 인생의 지혜를 배우게 되는 것.





나무라는 건 죽어서도 마지막까지 도움이 되어주는 것.


목재가 되어 집을 짓는 재료가 되고, 종이가 되어 책을 만들고, 악기가 되어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내는 것. 심지어 썩어서도 다른 식물들의 거름이 되어주는 것.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인간에게 도움만 주고 가는 고마운 존재인 것.





나무라는 건 환경을 지켜주는 지구의 파수꾼인 것.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만들어 지구 온난화를 막아주는 것. 뿌리로 토양을 단단히 잡아 산사태를 막아주는 것. 홍수가 날 때는 물을 흡수해서 피해를 줄여주는 것. 나무가 없다면 지구가 어떻게 될지 생각하면 그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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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라는 건 결국 삶의 스승이 되어주는 것.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는 것, 베풀면서도 생색내지 않는 것, 어려움이 와도 굴복하지 않는 것. 계절의 변화를 받아들이면서도 자신의 본질은 잃지 않는 것. 나무를 보며 인생을 배우고, 나무처럼 살고 싶어지는 것.





나무라는 건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겸손하고 위대한 존재인 것.

가만히 서 있는 것 같지만 세상을 떠받치고 있는 것.

말은 하지 않지만 가장 많은 것을 가르쳐주는 것.





나무라는 건 그래서 온 세상에서 가장 조용하고 깊은 사랑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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