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엄마가 사람들을 만났을 때 자녀가 몇이냐는 말에
2남 1녀라고 하면 사람들은 대부분
“아유~ 꼭 알맞게 두셨네.”
라고 했다.
도대체 뭐가 꼭 알맞다는 것인지
어렸던 나는 알 수 없었다.
의자 다리도 네 개 보다 세 개일 때 삐걱거리지 않아 좋다고 한다.
한국 사람은 3을 좋아한다는 예로
뭔가 시작을 하려면 하나 둘 셋 하면 하라고 하고
사진을 찍을 때에도 하나 두울 셋! 하면서 셔터를 누르며
내기를 해도 삼세판은 해야 한다고 한다.
3 뿐만 아니라 7은 행운의 숫자라고 하고
9가 들어가는 날짜가 길일이라고도 하는 것으로
좋은 숫자는 대부분 홀수다.
심지어 4자는 뜻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층수에서 빼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기피하는 숫자이기도 하다.
그런데 나는 어쩐 일인지 셋보다는 넷이 좋고
5보다 6이 좋다.
혼자인건 좋은데 외로운 건 싫다는 말에 공감을 하지만
그렇다고 숫자 1이 좋은 건 아니다.
나는 짝수가 좋다.
친구가 많지 않지만 그 중 그룹으로 만나는 친구는 거의 없는데
유일하게 고등학교 친구 중 나를 포함해서 셋이 만나는 친구들이 있다.
예전에 잠깐 같이 일을 하던 친구 둘과는 일 년에 두 번 정도 만난다.
셋이 만나서 식당에 가면
테이블이 원형이거나 정사각형이 아닌 한
둘은 같이 앉고 한 사람은 마주 앉아야 한다.
두 친구가 마주 앉으면 서운하고
한 친구가 옆에 앉으면 혼자 앉은 친구에게 미안하다.
버스를 탈 때에도
길을 걸을 때도 마찬가지다.
길을 막으면서 셋이 나란히 걷지 않는 한
둘이 팔짱을 끼고 한 사람은 뒤에 쳐져 걸어야 한다.
혼자 뒤 떨어져 걷다가 문득 울컥 한 적도 있고
둘이 앞 서 걸으면서 뒤를 돌아보느라 얘기에 집중이 안 되기도 했다.
하여 나는 둘이거나 넷이 만나는 게 좋다.
전에 사 두었던 테이블 매트와 수저세트가 드디어 주인을 만났다.
요리를 해서 대접하지 못해 미안했지만
K나 나나 비로소 빈자리가 채워진 것 같아 내내 흐뭇했다.
“이 테이블이 말이야, 여섯 명이 식사도 하고 차도 마시고 보드게임도 하려고 맞춘 거야.”
라는 K말이 행여 부담을 준 거나 아닌가 싶어 순간 움찔했다.
오늘은 2022년 2월 22일이다.
무려 2가 여섯 번이나 중복되는 날
어쩐지 아침부터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기대감에 설렜다.
2222년에 나는 이 세상에 없을 테니
2시 22분에 사진이라도 찍어 놓을 걸 그랬다.
2022년 2월 22일 2시 22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