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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랑과이별 Oct 16. 2023

아름다운 이별

우리가 소원배에서 소원을 빌고 물에 띄워 보낼 때,

너의 소원은 뭐였어?

그때 넌 대답하지 않았었지.

내 소원은 너와 평생 함께 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거였는데.

너는 우리가 아름답게 헤어질 수 있게 해 달라는 거였어?


소원배에서 소원 비는 거,

나는 너무 큰 의미를 두었나 봐.

내 소원은 왜 안 이뤄졌는지, 원망스러워.

누군가의 소원이 더 강렬한가 가 중요한 걸까.

너의 소원이 더 강렬했나 봐.


너는 얼마나 간절했어 우리의 이별이.

그만큼 힘들었는데 왜 나한테 말 안 했어...

힘들다고 하면, 나는 좀 더 전부터 힘들어했겠지.

너를 안 힘들게 하려고 내가 아닌 사람이 되려 노력했겠지.

우리는 더 일찍 이별했겠지.


근데 너는 안 좋은 습관이 있어.

우리가 가장 행복하게 웃고 있었을 때, 나에게 아픔을 주더라.

우리 여행의 마지막 날, 나에게 마음이 커지지 않는다고 했고,

내가 처음으로 데이트 코스를 짜서 너와 데이트를 한 날의 마지막에

술을 먹으면서, 나에게 여지도 주고 싶지 않다고 하며, 헤어지자 했어.


나는 항상 꼭대기에서 추락했어.

행복한 순간 바로 절망을 준비해야 했어.

근데 절망은 준비를 해도 아프더라.

다시 너와 행복한 순간을 맞이해도,

나는 절망을 준비하고 있을 거 같아.


행복할 때 절망을 준비하다 보면,

행복이라는 감정은 절망에 잠식당해

소멸되고 말 거라는 생각이야.

지금 나만 집에서 청승맞게 눈물을 흘리며 아파하는 게

내가 덜 아파하는 길일 거라서.


우리 다시 얼굴 한 번 보기로 한 날,

나는 너에게 내 마음에 없는 말을 할 거야.

아마 너도 그때는 아플 거야.

하지만, 그게 내가 너에게 가장 작은 아픔을 주는 길이야.

절망을 마음먹은 순간에, 절망을 맞게 되는 것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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