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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tom P Jun 30. 2024

과거, 미래,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어제와 오늘과 내일의 회의록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있을까요. 저는 주로 과거와 미래를 살아갑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지 않을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과거의 성과에 집착하고 미래의 불확실성에 불안해하고 있지 않나요? 저도 그런 수많은 사람들 중 하나입니다. 단지 그 정도가 심해서, 그 방향이 조금 틀어져 있을 뿐입니다.


 생각해 보면 오늘은 늘 내 곁에 있지만, 어제와 내일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오늘을 살아야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대부분 그렇지 못합니다. 우리가 흰색 와이셔츠에 어두운 청색 넥타이를 하고 출근을 하는 이유는, 입사에 성공했을 때의 성취감, 또는 실직자가 되었을 때의 불안 때문입니다.


오늘을 살아간다는 것이 '욜로족'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오늘을 살아가야 합니다. 그것도 아주 충실하게 오늘을 살아가야 합니다. 오늘을 살아간다는 것이 '욜로족'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여전히 흰색 셔츠에 어두운 청색 넥타이를 매고 출근하는 것이 가장 충실한 오늘을 살아가는 것일 수 있습니다. 또는 당장 사표를 던지고 새로운 일에 전념하는 것이 충실한 오늘을 살아가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모두에게 충실한 오늘은 다릅니다. 충실한 오늘이란 무엇일까요?


 충실한 오늘이란 과거에 집착하지 않고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때에야 우리는 온전한 '목표'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저희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가치와 행복을 위한 목표를 설정할 수 있는 것입니다. 과거에 집착하는 이,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는 이는 과거에 발목을 붙잡히거나 미래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것에만 급급할 것입니다. 이는 좋은 목표의 추구가 아닙니다. 이는 충실하게 하루를 살아내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과거를 다시 살아내는 것이거나 미래를 미리 사는 것입니다. 그것도 아주 괴로운 미래를 말입니다.

여전히 저의 마음속에는 두려움이 떠올라 있습니다. 모두와 마찬가지로 저의 미래 역시 불확실하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저의 마음속에는 두려움이 떠올라 있습니다. 모두와 마찬가지로 저의 미래 역시 불확실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 두려움을 당당히 직시하려 합니다. '좋아,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두려운 감정이 떠오르는 것은 당연해. 하지만 이 감정이 나를 지배하게 둘 수는 없어.' 이렇게 마음을 다잡으며 두려움을 직시하려 합니다.


 오늘을 충실이 살아가는 것은 과거로부터 자유로워지고 미래의 불확실성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인간 본연의 자유를 되찾는 일입니다. 가령 하늘이 무너진다 하더라도, 그 전날까지 충실하게 살아온 사람의 죽음이 더욱 값질 것이라는 점은 명백합니다. 하늘이 무너진다면, 과거도 미래도 의미가 없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래의 불확실성에 집착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과거의 잘못, 과거의 성취, 이런 것들에 발목이 붙잡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과거에 발목이 묶여있는 것도 마찬가지로 어리석은 일입니다. 과거의 잘못, 과거의 성취, 이런 것들에 발목이 붙잡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론 저를 포함해서 말입니다. 그들은 과거의 잘못에 대한 죄책감, 과거의 성취에 대한 성취감에 젖어있습니다. 그들은 오늘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지 못하고 과거가 짜낸 색안경을 통해 오늘을 바라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에게 오늘은 과거의 그림자입니다.


 하지만 과거는 과거대로 남겨두고 우리는 떠나야 합니다. 오늘을 향해서 떠나야 합니다. 과거의 잘못은 죄책감이 아닌 반성의 도구로 삼아야 합니다. 과거의 성취는 자만감이 아닌 한 때의 추억으로 남겨두어야 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오늘을 있는 그대로 충실히 살아내야 합니다. 어제의 나는 더 이상 오늘의 내가 아닙니다. 때론 과거의 잘못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오늘이 올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과거의 성취에 대한 대가를 얻을 수 있는 오늘이 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그것대로 오늘입니다.


 오늘 받는 벌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그 벌을 충실히 받아내고 성장하면 그만입니다. 오늘 받는 성취의 대가에 지나치게 심취하지 마세요. 그 대가를 충실히 받아내고 기뻐하면 그만입니다.


 우리는 때때로 갑작스러운 사고로 불구가 되는 이들을 목격하곤 합니다. 또는 복권에 당첨되어 인생이 활짝 피는 이들을 목격하곤 합니다. 그렇게 '오늘'은 어떤 모습으로 찾아올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우리 앞에 놓여있는 오늘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충실히 살아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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