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공립초등학교에서는 이런 것도 해요.
둘째 아이의 선생님은 오랫동안 프렙 아이들을 가르치셨던 분이라서
굉장히 노련하시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 자체를 좋아하시는데
이런 분께 우리 둘째 아이를 맡길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호주 공립 초등학교는 (사립도 그렇겠지만.)
큰 커리큘럼은 학교와 교육부 커리큘럼을 따르지만
가르치는 방식은 선생님 별로 다르다.
이번에 선생님께서 내가 처음으로 경험한 방식으로
아이에게 즐거움과 배움을 주셨다.
아이를 데리러 갔는데 선생님께서
제드와 제드의 가방, 그리고 서류가방을 하나 주셨다.
이것이 무엇인가 했더니
제드를 돌보는 일을 아이에게 맡기시는 것이었다.
제드는 선생님의 오래된 곰인형인데
아이가 제일 첫 번째로 곰인형을 맡게 되어서 굉장히 행복해했다.
제드와 함께 무엇을 할까.
일단 제드가 집에 왔을 때
'이걸 빨아야 하나 ' 하는 생각을 했지만
그냥 놔두기로 했다.
주말 동안 제드랑 같이 자고
같이 놀이터에 가고 같이 밥도 먹었다.
그러고 나서 제드와 무엇을 했는지에 대해서
영어로 최소 한 문장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숙제를 하면 된다.
제드와 함께 놀아서 재미있는지
둘째 아이가 신나게 숙제를 하고
제드와 놀았다.
내가 어릴 때에 받았던 교육과 비교하면
호주 교육은 비효율적이고 느리다.
아이에게 이만큼의 시간을 투자해서 최대한의 효율을 뽑아내는
그런 교육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아이가 즐겁게 배우고
시나브로 영어를 배우기에
느릴지언정 멈추지는 않는다.
주말이 끝나고 제드가 다시 학교로 갔을 때
우리 둘째 아이가 많이 아쉬워했다.
그래도 다음번 순서가 된 아이를 위해서
보내줘야 한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아이를 보며
제드와 함께 한 주말에 아이도 또 한 번 성장했구나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