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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하의 별 Jun 15. 2022

나는 요리에 진심이지만

지난주 목요일에 모의고사를 마친 아이는 금요일 오후에 집에 왔다. 모의고사 시험이 있던 날 아이의 학교에서는 기말고사 일정을 발표해서 아이는 쉬지도 못하고 다시 기말고사를 준비하게 되었다. 주말 내내 아이는 아빠, 엄마와 함께 기말고사 공부를 시작하였다. 고등학생이 된 아이의 시간표는 계속 시험의 연속인 것 같아서 안쓰럽다.


아이가 집에 오는 지난 금요일 저녁에 나는 아이를 위해 색다른 반찬 한 가지를 더 만들고 싶어서 인터넷을 검색해서 "간장 감자조림"을 만들었다. 나는 분명히 레시피를 그대로 따라 만들었는데 모양부터 이상한 요리가 완성되었다. 아파트 안에 지인에게 카톡으로 나는 그 요리 사진을 보내어서 어떤 요리인지 맞추어 보게 하였다. 나의 지인의 대답은 "간장 감자 샐러드"였다.  


모양이 이상하게 나온 간장 감자조림

평일은 학교 기숙사에 머무르는 아이는 급식 메뉴에서 달걀 프라이가 나오지 않는다고 집에 오면 반드시 달걀 프라이를 만들어 달라고 한다. 아이 학교의 급식은 메뉴도 다양하고 고기류도 많이 나와서 학생들에게 인기가 좋다고 한다. 그러나 내 아이는 어릴 때부터 요리를 잘 못하는 엄마가 거의 매일 만들어준 달걀 프라이가 먹고 싶었나 보다. 나는 아이가 좋아하는 달걀 프라이와 함께 간장 감자 샐러드를 아이의 저녁 메뉴로 차려내었다. 그리고 아이에게 이 요리가 무엇인지 맞추어 보게 하였다. 아이의 대답은 "된장찌개가 졸여진 것"이라고 말하였다.


나는 아이에게 내가 보고 따라 한 레시피 사진을 보여주면서 "간장 감자조림"이라고 말하였다. 아이는 표정관리를 열심히 하면서 그 요리를 맛보았다. 그리고 아이는 나에게 정말 맛이 좋다고 최고라고 말하였다.


요리를 잘하지 못하는 나는 항상 최선을 다해서 요리를 하지만 대부분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물이 나오곤 한다. 그럴 때 나는 "00야 엄마가 미안해, 다음에는 정말 맛있게 제대로 요리를 만들어 줄게, 이번에만 그냥 먹자."라고 말을 하곤 한다. 나는 요리를 잘하고 싶고 정말 열심히 하지만 요리를 잘하지 못하는 슬픈 운명을 타고난 것 같다.


요리하기를 좋아하고 잘하는 내 신랑이 쉬는 토요일은 나와 아이가 맛있는 요리를 먹는 날이다. 신랑이 만들어 주는 요리는 대부분 성공을 하고 외식을 하는 것보다도 더 맛이 좋아서 나와 아이의 만족감이 매우 높다.


신랑이 구운 버터 모닝빵과 감자 수프

일요일 브런치로 신랑이 반죽해서 구운 버터 모닝빵과 감자 수프 그리고 과일을 먹었다. 신랑이 감자를 갈아서 만든 감자 수프의 맛은 매우 좋아서 나와 아이가 잘 먹는 메뉴이다. 감자와 양파만 있으면 신랑이 뚝딱 잘 만들어 주어서 신기하다.



신랑이 출근한 일요일이 되었고 나는 아이가 기숙사로 돌아가기 전에 아이에게 집밥을 정성껏 만들어 주고 싶었다. 성공하지 못했던 간장 감자 샐러드가 절반 정도 남아있어서 나는 그것을 마저 으깨어 부침가루와 물을 섞어 반죽을 해서 감자 부침개를 만들었다. 세상에나 이번 요리는 성공적이었다! 아이는 간장 감자조림보다 감자 부침개가 더 맛이 좋다고 맛있게 먹었다.


간장 감자조림을 완전히 으깨어서 부침가루와 섞어서 만든 감자 부침개
청경채 양송이버섯 달걀찜, 청경채 순두부 된장찌개

아이가 청경채와 양송이버섯이 들어간 달걀찜과 청경채와 순두부가 들어간 된장찌개를 좋아해서 나는 열심히 만들었다. 이 두 가지 요리는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만들었고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이제는 내가 웬만큼 잘 만들 수 있는 요리이다. 위에 감자 부침개와 함께 아이가 든든하게 잘 먹었다.


나는 요리를 잘하지 못하지만 늘 열심히 한다. 나는 외식과 배달식을 되도록이면 하지 않고 집밥을 하면서 절약을 한다.


간소하지만 열심히 차려낸 집밥

한두 가지 반찬을 준비해서 간소하지만 정성이 들어간 집밥을 차려내면 신랑과 아이가 잘 먹는다. 나는 요리를 잘하지 못해서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은 하지 못한다. 신선한 식재료를 활용해서 간단하게 조리한 요리가 나의 주 종목이다. 하지만 방금 만들어서 그런지 맛이 좋다고 가족의 칭찬을 받으면 나는 힘든 줄 모르고 요리를 하게 된다.


외식과 배달식을 되도록이면 하지 않고 집밥을 하게 되면 식비가 절약이 된다. 그리고 건강도 챙길 수 있다. 평일에는 학교 기숙사에 머무르는 아이는 학교 급식이 메뉴도 좋고 고기류도 많이 나오지만 아빠, 엄마가 만들어 주는 집밥이 더 맛이 좋고 든든하다고 말을 한다. 학교 급식도 요리해 주시는 분들의 정성과 마음이 담겨 있겠지만 아무래도 아빠, 엄마의 사랑이 담긴 집밥이 아이에게 더 큰 든든함을 주었나 보다.


나는 요리에 진심이지만 항상 요리에 좋은 결과가 따르지는 않는다. 내가 만든 요리가 성공적이지 못할 때 슬픈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나는 집밥을 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다.


집밥이 절약의 한 방법도 되겠지만


따뜻하고 행복한 추억이 그 안에 담겨서


삶에서 힘든 일을 만날 때


잘 견뎌낼 수 있는


어떤 든든한 힘이 되어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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