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 아홉

산만하게 효율적인 사람

by 주원

시간을 효율적으로 쓴다며 이것저것 오락가락 한 번에 여러 가지를 합니다. 수업 들으며 이번주 일정도 들여다보고 문자 응답도 하고, 수업과 별개의 일을 처리하기도 합니다. 그러는 사이 수업시간에 놓친 구멍이 뽕뽕뽕. 여러 가지를 하지만 하나도 얻지 못하는 매우 비효율적인 방식이지요. 눈치를 보느라 피로도는 더 크고요.


자투리시간을 활용한다며 이동하는 중에도 버스나 지하철에서 할 일을 계획하곤 합니다. 신문 읽기, 메일 회신, 약속 조정, 당근 거래 등등등. 그러다 종종 엉뚱한 정류장에 내려서 소요시간이 더 길어질 때도 있습니다. 쉴틈을 빡빡하게 메워버렸으니 풀리지 못한 피로가 쌓입니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쓴다는 건 항상 뭔가를 꽉꽉 채워 쉬지 않고 하는 게 아닌가 봅니다. '한 번에 한 가지만 하기, 쉼과 활동 사이 균형 맞추기'가 답이겠으나 쉽지 않겠지요? 딴짓을 안 하면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것 같아 좀이 쑤시지만 내일 수업시간에 도전해 보겠습니다. 버스에서 창밖보며 세상구경, 멍 때리기도 하고, 지하철에서 졸기도 하면서 생각은 비우고 힘은 비축하는 시간도 보내고요.


하루종일 종종거리지 않고, 여유롭게 물속을 유영하듯 살면 좋겠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일흔 여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