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 달빛 쬐기
정월 대보름입니다. 오곡밥, 나물, 부럼을 먹으며 한해의 풍요와 안녕을 빌고, 더위를 팔고 사는 날. 제를 지내며 액을 쫓고 복을 비는 날. 마시면 좋은 소식만 듣게 된다는 '귀밝이술'을 마시는 날이라고 합니다. 미리 알았으면 아침 일찍 한잔 챙겨마실 걸 그랬습니다.
도심에서든 농사를 짓는 마을에서든 달집을 태우고 쥐불놀이를 하는 떠들썩한 정월대보름 행사를 보긴 어려워졌지만 그 해 첫 보름달에 의미를 두고 소원을 빌던 마음은 여전한 것 같습니다. 오곡밥은 없지만 대신 잡곡식빵을 먹고, 부럼 삼아 아몬드를 씹으며 건강과 안녕을 빌었습니다.
날이 흐리고 구름이 껴서 달을 볼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아주 환하고 예쁘게 보름달이 떴습니다. 어느 소설에서 달 주변에 은가루를 뿌린 듯 반짝인다는 표현이 있었는데 오늘 뜬 달도 못지않게 선명하고 휘영청 밝았습니다. 한참을 서서 달빛을 쬐었습니다. 올 한 해가 달빛처럼 환하고 포근했으면 좋겠습니다.
참, 제 더위 사가실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