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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홍산하 Nov 17. 2021

온도가 올라가면 딱딱 소리가 들렸던 기억

라디에이터를 당근에서 구입했다. 수면이 부족한 상태에서 그리 긴급함을 요구하지 않지만, 거래가 성사됐다. 가끔 문제를 문제로 풀어가는 기특한 발상의 틈새로 시험과 유혹이 거침없이 입장해서 순식간 무너지는 곤욕을 치른다. 인간이란 세차게 흔들어 주면 더 버티게 되어 있는 것 같다. 불안한 미래를 안고 바둥거리면서도 오늘이란 선물은 창고에 넣어 둔 걸 잊어버린다. 무언가에 골몰히 안된다. 이종 간의 장기이식이 성공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분명 어긋나기로 선을 그어 버린 과학은 사실로 인간을 재조명한다.  '나는 만족합니다'(바흐) 찾아 들으려다 포기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더 사랑하는 쪽이 약자란 문장을 읽다가 '지는 게 이기는 것'이라는 말을 골백번은 듣고 살면서도 적응은 잘 안 됐지만 그렇게 하는 게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새들이 알을 품는 것을 '포란'이라 하는데 포란 중인 새의 가슴과 배 깃털이 빠진 부위를 '포란반'이라 부른다. 새끼를 더 따뜻하게 품으려고 어미 새는 본능적으로 혈관을 드러나게 하기 위해 깃털을 뽑는 경우도 있다니... 이제까지 은색 라지에터의 딱딱거리는 소음만 기억했던 나는 명칭은 틀렸지만, 부모님의 가슴팍 온기를 새롭게 그려보니 이제야 눈곱만큼 철이 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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