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은 괜히 싫다
어김없이 월요일은 다가왔다.
새로운 주말의 시작이다.
월요일은 참 사랑받기 어려운 요일이다.
무슨 이유들을 다 대서 싫다는 말만 한다.
나도 그런 종 중의 하나이다.
요즘 들어 더더욱 싫다.
주말과 주중 나의 모습은 거의 아수라 그 자체다.
주말엔 희망이 보이고 의욕이 넘치지만, 주중엔 뭐가 됐든 의욕이 사그라진다.
그냥 의미 없어지고 이걸 왜 하고 자빠졌나 하고 스스로를 퇴색시킨다.
별로 좋지 않은 감정의 낭비다.
퇴근 후의 의미 없는 농담 사이로 도라지 위스키대신 쓴 소주잔을 기울여도 그때뿐..
나를 위로해 주는 건 가족뿐..
뭐든 의미야 찾기 마련이라지만 잘 찾아지지 않는다.
요새 내가 이렇게 상념의 글만 써대는 걸 보니 이 또한 우울해진다.
희망과 즐거움의 기대가 깃발에 나부끼는 글도 쓰고 싶은데.. 그렇게 잘 안되네.
그나마 이렇게 내가 글을 쓰고 남길 공간이 있다는 게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모르겠다.
진작할걸 그랬다.
20대의 월요일은 그리움이 많던 월요일이었다.
그래서 멋졌다. 서정적인 글 한귀에 가슴 한편 아려오고, 대상의 구체화 없이 그냥 그리워하고
공부도 안 하면서 미래 걱정은 땅 꺼지게 하고
군대는 가야겠고.. 예비역은 부럽고
월요일 내가 다니던 학교를 가려면
1호선 국철을 타고 1시간을 넘게 가야 했다.
표정들이 안 좋은 직장인들로 넘쳐나는 청량리에서 구로 구간을 지난다.
내 미래의 모습이 아닐까 괜스레 걱정이 앞섰다.
정말 썩은 표정들이었다.
생계를 위해 밥벌이를 위해 관성적으로 끌려가는 군상들의 모습은
몹시 슬펐다.
구로를 지나 본격적인 국철의 모습을 드러내면
많은 학생들이 탄다.
2호선의 소위 명문대생은 아니지만 활기에 넘친다.
재미 충만이다.
나도 가끔 친구를 만나면 신세 한탄도 하고 여러 잡담을 하며
내 목적지를 향해 가는 지루함을 이겨내곤 했다.
때론 7인석 두 번째 자리에 앉는다.
그 자리는 창가에 기대 잘 수 있는 최적의 위치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기대에 앉아 상념에 잡히다가 어느덧 잠이 든다.
꿈도 꾸고 상상의 나래도 달다 보면 목적지에 거의 오곤 했다.
물론 가끔은 창가 틀에 머리카락이 걸려 소중한 머리카락이 몇 개
뽑아지는 아픔과 슬픔이 교차하기도 했지만 말이다.
그때의 월요일은 지루했던 일요일을 지나고
힘차게 놀러 가던 희망의 월요일이었다.
다시 그런 느낌 받고 싶다.
'아 월요일이 어서 왔으면'하는 희망의 월요일이 오고 절망의 월요일이 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