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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22. 2023
크리스마스 파티를 준비합니다!
크리스마스 카드 쓰기, 롤링 페이퍼, 과자 파티!
2023년을 일주일 정도 남겨 놓고 저는 크리스마스 파티를 준비합니다. 이번 주 목, 금, 토 수업이 올해 마지막 논술 수업이거든요. 연말이라 여행 등으로 결석하는 학생들이 몇 명 있어서 아쉽지만 그래도 한 해를 마무리하는 수업이니 그냥 넘어갈 순 없죠. 그래서 아이들과 무엇을 할 지, 어떻게 해야 의미 있는 수업이 될 지 고민이 깊었습니다. 강의실 안에서 2시간 동안 논술 수업의 일환으로 할 수 있는 활동은 그리 많지 않더라고요. 초등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건 뭐니뭐니 해도 과자 파티입니다. 그래서 아이들 한 명 당 제일 좋아하는 과자 한 개씩만 가져 오라고 하고 학부모님들께 문자로 공지도 드렸습니다. 저는 마트에 가서 음료수를 사고 빵집 앞에 진열되어 있는 크리스마스 느낌의 쿠키를 샀어요. 아이들이 좋아해야 할 텐데 반응이 어떨지 모르겠네요.
초등 5학년 반은 《크리스마스 캐롤》을 하고 있어서 짐 캐리 주연의 영화 <크리스마스 캐롤>을 보여주고 있어요. 지난 시간에 이어 45분 정도 남은 분량을 보여 주면서 함께 과자 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 나눌 생각입니다. 작년에는 초등 4학년과 중1도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각각《샬롯의 거미줄》과 《죽은 시인의 사회》를 읽고 동명의 영화를 함께 봤었는데 이번엔 여러 가지 상황상 그러지 못했네요. 2024년 크리스마스엔 좀 더 계획적으로 종강 파티를 준비해야겠어요. 대신 올해는 롤링 페이퍼를 생각했어요. 반 별로 한 해의 논술 수업에 대한 소감, 제게 하고 싶은 말, 내년 수업에 대한 기대나 바람 등을 돌아가며 적어보라고 하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제게는 의미 있는 기록이 될 것 같고요. 그래서 빈약한 솜씨를 동원해 롤링 페이퍼 양식을 만들고 컬러 프린터로 인쇄한 다음 손수 색연필 그림을 넣어 꾸며봤습니다. 색깔 그림이 들어가니 크리스마스 느낌이 좀 나는 것 같네요.
2023년을 나와 함께해준 아이들에게 제 마음을 보여주고 싶어서 정성을 다하고 있습니다. 정성에는 시간과 노력이 수반됩니다. 하나하나 제 손으로 쓰고 그리고 붙이려니 여간 힘든 게 아니네요. 그래도 아이들이 함께 활동하며 즐거워할 생각을 하니 선물을 포장하는 마음 같이 설렙니다. 평소 떠드느라 글쓰기에 잘 집중하지 못했던 초등 4학년 남학생들도 카드를 쓰는 시간만큼은 집중하더라고요. 부모님께, 친구들에게, 산타 할아버지께도 정성스럽게 카드를 씁니다. 그리고 저에게 카드를 쓰는 친구도 있어서 감동했답니다. 크리스마스엔 역시 카드 쓰기 행사가 최고인 것 같아요.
내일이면 우리 중1 아이들 16명을 졸업시킵니다. 3개월 동안 그 두껍고 어려운 책 《코스모스》완독을 하고 마무리할 수 있어서 뿌듯하기도 하지만 오랫동안 함께했던 제자들을 떠나보내려니 아쉬움이 크네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줄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중2가 되면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보게 될 아이들이니 스터디 플래너가 좋겠다 싶었죠. 표지에는 <오르다 논술>을 써서 라벨지로 붙이고 안에 한명 한명에게 메시지를 적었어요. 아이들의 얼굴을 떠올리면서 어떤 말을 해줄까 생각했습니다. 몇 자 적다보니 아이들과 헤어진다는 게 실감이 되어서 서운한 마음이 밀려오더라고요. 내일 혹시라도 울컥 할까봐 걱정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