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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쾌한 주용씨 Mar 08. 2024

50대 학원 강사의 다이어트 결심!

<다이어트 100일> 67에서 57로! -10kg

49살에 재취업 후 한 달 남짓, 체중이 3kg 늘었다. 일을 시작한 후 처음 1,2주는 오랜만에 다니는 직장이라 긴장한 덕분인지 체중이 줄었는데 3주째부터 다시 살이 찌고 있다. 직장일이 몸에 익숙해지면서 마음이 느슨해진 탓이다. 핑계를 대자면 내가 하는 일의 특수성 때문이기도 하다. 학원 강사라는 직업이 불규칙한 식사를 할 수밖에 없다. 지금 다니고 있는 학원은 4시 이전에 밥을 먹으면 밤 11시까지 계속 수업이다. 저녁 식사 시간이 따로 없어 중간에 5분 정도 쉬는 시간에 빵 같은 간편한 것으로 허기를 잠재워야 한다.


11시에 수업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피곤과 배고픔이 함께 몰려온다. 가만히 앉아서 사무를 보는 일도 아니고 6,7시간을 거의 쉬지 않고 떠들어댔으니 칼로리 소모가 많을 수밖에 없다. '열심히 일한 자여, 먹어라! 너는 충분히 먹고 마실 자격이 있다!' 이렇게 스스로 위로하며 자정이 넘는 시간까지 먹고 마셨다. 그 결과 매일 아침마다 부은 얼굴과 주먹이 잘 쥐어지지 않는 솜방망이 같은 두 손을 마주해야 했다. 그나마 아침 산책이 습관이 되어 1시간 남짓 걷고 요가로 몸을 풀기도 하지만 운동이 무너진 식습관을 이길 수가 없다. 오늘 아침 체중계에 올랐다 내려오면서 정말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장을 핑계로 내 몸을 방치할 수는 없다.




2020년 9월 29일에 블로그에 이런 글을 쓴 적이 있다. 제목도 비장하게 <이대로는 안되겠다! 49살 학원 강사 한 달 빡세게 다이어트 선언!>이었다. 3년 남짓 쉬다가 동네 종합 학원에 주 5일(1년 4개월, 시험 기간엔 주 6일) 전임 국어 강사로 일하면서 야식과 음주로 체중이 늘어갔던 때다. 지금은 논술 강사로 이직하고 3년째, 체중은 더 늘었다. 주 3일 출근이라 훨씬 여유롭고, 시험 대비가 없는 논술 수업이라서 스트레스도 확 줄었는데 몸은 왜 더 무거워진 걸까.


학원 강사라는 직업 핑계를 대기엔 지금 근무 환경은 아주 좋은 편이다. 목요일과 금요일은 9시면 퇴근이다. 3시부터 9시까지 수업이라 저녁을 쉬는 시간 10분 안에 해결해야 하는 어려움은 있지만 예전에 비하면 양반이다. 토요일은 10시부터 6시까지 8시간 연속 수업이기는 하지만 1시 정도에 10분 동안 김밥을 먹을 수 있고, 이젠 적응이 돼서 견딜만하다. 게다가 토요일 저녁에는 남편과 거하게 먹고 마실 수 있는 여유가 있고, 다음 날부터 4일 황금같은 휴일이 기다리고 있으니 토요일 하루 정도는 괜찮다. 아무튼 지금의 학원 근무 여건을 내가 살찌는 이유로 삼기엔 무리가 있다는 말이다. 


어제 야식과 음주를 하고 자서 오늘 6시 30분에 일어났다. 새벽 기상을 즐기는 나에게는 1시간에서 1시간 30분 늦은 시간이다. 부은 얼굴을 하고 멍하니 앉아 내 몸에 대해서 생각했다. 이대로 가면 살이 더 찌는 건 물론이고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지 않을까 두려웠다. 나를 따라 먹고 마시다가 배가 점점 불러오는 남편의 건강도 걱정이다. 정신 차리지 않으면 나중에 크게 후회하는 날이 올 지도 모른다. 그래서 오늘 남편 출근 길에 따라 나서서 나는 청량산으로 향했다. 산에 오르는 순간, 이 좋은 습관을 왜 또 게을리 했나 후회가 되었다. 청설모도 내 눈앞에서 나를 반기는 듯했다. 발걸음이 가벼워지면서 그래, 건강을 위해서라도 다이어트를 하자 싶었다. 의지가 불끈 솟았다. 반가운 신호다. 



손으로 쓰는 식사 일기를 하나 구입할까 하다가 그동안 끝까지 쓰지 못한 다이어트 다이어리가 너무 많다는 생각에 다른 방법을 생각하기로 했다. 브런치에 매일 글을 쓰는 것으로 글쓰기 습관을 다지듯이 블로그 챌린지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건강한 다이어트를 해보기로 한 것이다. 당장 블로그에 들어가 찾아보니 <목표 달성! 미션 위젯>이라는 게 있다. 100일 위젯'다이어트 100일'도 준비되어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다이어트를 하려고 애쓰는지 짐작이 되었다. '다이어트는 내일부터'라는 룰을 깨고 당장 오늘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내 블로그 PC 버전


체중을 공개하는 건 좀 부끄럽지만 이 정도의 각오는 해야지 싶어서 제목을 아예 67에서 57로! -10kg 로 정했다. 오늘은 학원 근처 아담스 꼬마김밥에서 4색 두부김밥(4줄)으로 저녁을 챙겨 먹었다. 9시에 수업 끝나고 퇴근하면 야식이나 음주 없이 일찍 잠을 청할 생각이다. 그리고 내일 아침 출근 전에 남편과 청량산에 함께 가는 걸로 내 다이어트는 이어질 것이다. 이번엔 절대로 포기하지 말아야지 다짐한다. 남편과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위해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 100일 다이어트,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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