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난임 연대기 _ 여섯 번째 이야기
난임 진단서 발급.
휴직을 하려면 난임 진단서가 필요했다.
난임 진단서를 받기 위해서는
난임 기본 검사를 다 받아야 했다.
호르몬 검사를 위해 피를 뽑아야 하고
나팔관 조영술을 위해 고통을 참아야 했다.
그 외에도 이미 검사해둔 것들이 여러 가지이다.
특히 나팔관 조영술은 나의 첫 고비였다.
조영술을 예약하기도 어렵지만
예약하고도 인터넷에서 찾아본 후기들을 읽고 상상하며
마음이 참 많이 두려움에 두근거렸다.
휑한 공간에 나 혼자
x-ray촬영을 위해 차디찬 금속 판에 눕고
최대한 공간을 확보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고,
곧이어 조영제를 주입할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내 몸 안에 집게로 집어 설치하였다.
와.
찝혔다.
아.
아!
괜찮으시죠?
아..,, 네!;;
와. 이게 무엇인가. 와. 멜빵바지 멜빵을 건 느낌 같았다. 와.
그 뒤에 조영제를 주입하였고 내 배가 뻐근해짐을 느꼈다.
뭐 이 정도 느낌이라면.. 그냥 모르겠다. 빨리 시간이 흘러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촬영을 한다고 하였다.
x-ray를 다리도, 팔도, 등도 뭐 다 찍어본 것 같지만
이 개구리 자세로 자궁을 찍을 줄이야.
유방 검사할 때도 느끼는 짜부시키는 통증을 여기서도 느꼈다.
촬영 판이 날 누르며 내려오는데,
이건 필라테스에서 나의 유연성의 한계를 경험하게 하는 통증과 비슷했다.
어어어? 근데 너무 갔다.
어?? 더 안되는데~~ 어~~~ 안되는데~~~
어쩌겠는가.. 찍어야지.
이 정도로 다리가 찢어지기라도 하겠어? 이 과정을 또 겪기 싫으니 그냥 참아!
나의 내면의 소리는 아주 시끄러워 죽는 줄 알았다.
게다가
약물이 퍼져 나가는 모습을 찍어야 해서
마치 before, after 비교 촬영하듯
약간의 텀을 두고 촬영을 했다.
심지어 왼쪽이 잘 안 보인다고 배를 누르라는 지령과 함께
눌리는 내 배에서 엄청난 장염 통을 느꼈고 황당함의 경지를 찍었다.
너~~ 무 기분 나쁜 배탈 통증이 3시간은 흐른듯한 느낌이었다.
짧고, 굵고, 깊게 기분이 나쁜 통증이었다.
통증? 그냥 솔직히 참을만했다. 통증만 보면 말이다.
헌데, 이 장소, 이 자세, 이 상황, 이 검사, 이 통증, 이 모든 것들이
내가 임신을 하기 위해 겪어야 하는
첫 단계에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에
갑자기 두려워졌다.
앞으로 이 보다 더 수월하진 않을 텐데 나 어쩌지?
날 누르며 촬영하고 계시는 동안
난 해탈의 경지를 밟으며
아, 임신하지 말까.. 하는 생각을 0.01초 한 것 같다.
그러다 갑자기 꿈에서 깨어나듯
'잘 끝났습니다'
정신이 멍해져서 힘이 쭉 빠져서 미끄러지듯 판에서 내려오는데
으헝.. 여기 피 묻어 있어.. 으헝
전투가 있었던 흔적을 본 느낌이랄까.
감정이 0에 가깝게 멍 해 있었다.
통증보다 멘탈이 털렸다.
헌데 그러든 말든 다 필요 없었다.
난 끝났어.
검사 끝났데.
그럼 됐어.
주섬 주섬 옷을 입고,
난 왜 무슨 생각으로 혼자 왔을까.
남편이랑 같이 올걸.
아 서러워.
이 서러움을 추스리기도 전에 진료실로 들어갔고,
나팔관 상태를 확인하였고
두 쪽 다 너무 잘 뚫려 있다는 결과를 받았다.
그런데 또 금세 나의 또라이 기질이 살아났다.
x-ray이지만 내 나팔관을 보게 될 줄이야!
오 신기해 신기해!!!
룰루 랄라 하면서
내 나팔관 사진이 담긴 CD를 고이 간직한 채
집으로 돌아왔다.
결혼식 사진 원본 받은 것처럼 소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