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할망의 관찰 일지

2025년 9월 1일 한라산의 여름

by 나비할망

이맘때면 집 근처 공원이나 오름에서는 말매미와 애매미 소리가 들리지만, 한라산 윗세오름에 오르면 리듬을 타며 노래하는 참매미의 경쾌한 소리가 귀르 사로잡습니다. 그 소리를 듣노라면 영화 ‘리틀 포레스트’ 속 여주인공이 손수 콩국수를 만들어 먹던 장면이 자연스레 떠오르곤 하지요. 매미의 가락에 맞춰 ‘맴맴매 앰’하고 흥얼거리다 보면, 저녁에는 콩국수 국물을 시원하게 마셔볼까 하는 즐거운 상상과 함께 산 아래에도 가을바람을 몰고 오는 참매미 소리가 들려오길 바라게 됩니다.


8월의 끝자락, 한라산에는 어느새 가을빛의 얇은 바람막이가 드리워집니다. 참빗살나무, 노린재나무, 신갈나무, 구상나무 등 나무에는 꽃보다 열매가 더 풍성해졌고, 7월을 수놓았던 손바닥난초, 말나리, 백리향, 금방망이, 가시엉겅퀴가 자취를 감추면서 곰취, 산박하, 바늘엉겅퀴 심지어 억새까지 피기 시작했습니다.


1년에 단 한 번, 그것도 우리나라에서는 오직 한라산에서만 만날 수 있는 산꼬마부전나비, 가락지나비, 산굴뚝나비들은 이미 애벌레로 겨울을 날 채비를 시작했습니다. 은점표범나비와 한라줄흰나비 등 짝짓기를 마친 나비들도 참매미 울음소리가 끝나기가 무섭게 월동 준비를 서두르겠지요. 풀꽃과 나비의 여름 나기가 자연스러운 순환 속에서 이어지고, 쥐똥나무 잎을 완전히 초토화(7월 중순경)시켰던 수수꽃다리명나방(추정)이 남긴 상처도 연둣빛 새순으로 채워지면서 자연치유 중입니다.


2023년(6~12월)과 2024년(10월~2025년 1월)에 진행되었던 제주조릿대 제거사업이 올해도 이어진다면 나비 애벌레 먹이식물과 엉겅퀴류와 같은 흡밀식물(곤충에게 꿀을 제공하는 식물)들이 늘어나면서 산상 초원의 나비 분포에도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다니는 탐방로와 해마다 이어지는 나무식재(올해도 어리목에는 산철쭉과 눈향나무가 새로 심어졌습니다.)에 밀려, 정작 풀꽃들이 뿌리를 내릴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풀꽃이 사라지는 초원이라니.



그 바람에 가시엉겅퀴 꽃 한 송이에 조흰뱀눈나비, 유리창떠들썩팔랑나비, 은점표범나비, 주행성 나방, 꽃하늘소들이 모여 경쟁하듯 꿀을 먹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지요. 풀꽃 씨앗을 뿌리지 못하더라도 제주조릿대를 베어내어 햇살이 드는 자리를 조금만 넓혀주면 풀꽃들은 스스로 많아질 터이니 부디 지속 가능한 초원 관리가 이루어지기를 소망해 봅니다. 꽃이 많아지면 산상 초원의 나비들은 저절로 풍성해질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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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목탐방로  억새 DSC_6282.jpg
어리목탐방로 공사중 DSC_6276.jpg
은점표범나비 짝짓기 DSC_3141.jpg
한라줄흰나비 짝짓기 DSC_3376.jpg
가락지나비  금방망이 DSC_3080.jpg
긴꼬리제비나비   바늘엉겅퀴  DSC_3117.jpg
노랑나비 조흰뱀눈나비  바늘엉겅퀴 DSC_5209.jpg
먹그늘나비   가시엉겅퀴 DSC_6220.jpg
산굴뚝나비 DSC_3250.jpg
산꼬마부전나비 손바닥난초 DSC_3186.jpg
암끝검은표범나비  바늘엉겅퀴 DSC_5033.jpg
왕나비  바늘엉겅퀴  DSC_3097.jpg
유리창떠들썩팔랑나비   바늘엉겅퀴  DSC_3099.jpg
은점표범나비  산꼬마부전나비  바늘엉겅퀴 DSC_3069.jpg
제비나비  바늘엉겅퀴 DSC_6253.jpg
조흰뱀눈나비   바늘엉겅퀴   DSC_4972.jpg
줄점팔랑나비  은점표범나비 가시엉겅퀴 DSC_6266.jpg
푸른부전나비  유리창따들썩팔랑나비  바늘엉겅퀴 DSC_3178.jpg
푸른큰수리팔랑나비 바늘엉겅퀴 DSC_3289.jpg
한라줄흰나비  말나리 DSC_2728.jpg

이맘때면 집 근처 공원이나 오름에서는 말매미와 애매미 소리가 들리지만, 한라산 윗세오름에 오르면 리듬을 타며 노래하는 참매미의 경쾌한 소리가 귀르 사로잡습니다. 그 소리를 듣노라면 영화 ‘리틀 포레스트’ 속 여주인공이 손수 콩국수를 만들어 먹던 장면이 자연스레 떠오르곤 하지요. 매미의 가락에 맞춰 ‘맴맴매 앰’하고 흥얼거리다 보면, 저녁에는 콩국수 국물을 시원하게 마셔볼까 하는 즐거운 상상과 함께 산 아래에도 가을바람을 몰고 오는 참매미 소리가 들려오길 바라게 됩니다.

8월의 끝자락, 한라산에는 어느새 가을빛의 얇은 바람막이가 드리워집니다. 참빗살나무, 노린재나무, 신갈나무, 구상나무 등 나무에는 꽃보다 열매가 더 풍성해졌고, 7월을 수놓았던 손바닥난초, 말나리, 백리향, 금방망이, 가시엉겅퀴가 자취를 감추면서 곰취, 산박하, 바늘엉겅퀴 심지어 억새까지 피기 시작했습니다.

1년에 단 한 번, 그것도 우리나라에서는 오직 한라산에서만 만날 수 있는 산꼬마부전나비, 가락지나비, 산굴뚝나비들은 이미 애벌레로 겨울을 날 채비를 시작했습니다. 은점표범나비와 한라줄흰나비 등 짝짓기를 마친 나비들도 참매미 울음소리가 끝나기가 무섭게 월동 준비를 서두르겠지요. 풀꽃과 나비의 여름 나기가 자연스러운 순환 속에서 이어지고, 쥐똥나무 잎을 완전히 초토화(7월 중순경)시켰던 수수꽃다리명나방(추정)이 남긴 상처도 연둣빛 새순으로 채워지면서 자연치유 중입니다.

2023년(6~12월)과 2024년(10월~2025년 1월)에 진행되었던 제주조릿대 제거사업이 올해도 이어진다면 나비 애벌레 먹이식물과 엉겅퀴류와 같은 흡밀식물(곤충에게 꿀을 제공하는 식물)들이 늘어나면서 산상 초원의 나비 분포에도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다니는 탐방로와 해마다 이어지는 나무식재(올해도 어리목에는 산철쭉과 눈향나무가 새로 심어졌습니다.)에 밀려, 정작 풀꽃들이 뿌리를 내릴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풀꽃이 사라지는 초원이라니.

그 바람에 가시엉겅퀴 꽃 한 송이에 조흰뱀눈나비, 유리창떠들썩팔랑나비, 은점표범나비, 주행성 나방, 꽃하늘소들이 모여 경쟁하듯 꿀을 먹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지요. 풀꽃 씨앗을 뿌리지 못하더라도 제주조릿대를 베어내어 햇살이 드는 자리를 조금만 넓혀주면 풀꽃들은 스스로 많아질 터이니 부디 지속 가능한 초원 관리가 이루어지기를 소망해 봅니다. 꽃이 많아지면 산상 초원의 나비들은 저절로 풍성해질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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