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15일 금오름
소나기가 잦은 요즘, 다행히 금오름에서는 비를 피했습니다.
무려 2시간 남짓 이어진 세밀한 동식물 조사를 마쳤지만, 분화구 정상부를 따라 도꼬마리, 거지덩굴, 환삼덩굴, 쇠무릎 등이 뒤덮인 단조로운 식생을 이대로 두는 것이 과연 맞는 일일까 하는 질문이 남았네요.
능선에서는 물이 고인 것처럼 보이지 않았던 분화구 안에는 높이 30cm가량의 작은 호수가 자리해 있었습니다. 최근에 수시로 내렸던 집중 호우에 비하면 땅속으로 스며드는 물의 양이 상당하다는 것을 상상할 수 있었지요. 산정 화구호 안에는 꽃여뀌, 마디꽃, 미나리, 사마귀풀, 속속이풀, 송이고랭이, 올챙이고랭이, 수염가래꽃 등 여러 수생식물이 자라고 있고, 그 사이를 팔짝거리는 맹꽁이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능선을 돌던 중, 세줄박각시 애벌레를 들고 헐레벌떡 달려온 세연이 아버지는 풀밭 옆에서 기어가는 것을 딸아이가 발견했노라고 이름을 알려달라며 발걸음을 붙잡기도 했답니다. 작은 아이가 어찌 저 애벌레를 발견했을지 남다른 관찰자의 눈을 가진 아이와의 만남도 반가웠습니다.
오름을 내려오며 '맹꽁이가 살 수 있도록 돌탑을 쌓지 맙시다'와 '키 작은 풀들이 자랄 수 있는 공간을 관리합시다'가 같은 생태철학이라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품게 되었습니다. 분화구 정상 둘레에 넓게 번져가는 귀화식물과 외래식물, 산정화구호에 사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양서류와 여러 수생식물, 황조롱이가 활공하는 하늘을 날고 있는 사람들. 앞으로 금오름은 어떤 모습으로 변해 갈까요?
나비 : 남방노랑나비, 네발나비, 물결나비, 암끝검은표범나비, 줄점팔랑나비, 청띠제비나비, 제비나비, 왕자팔랑나비, 남방부전나비, 산호랑나비, 물결부전나비, 암먹부전나비, 큰멋쟁이나비, 배추흰나비 등
분화구 내 수생식물 및 습지주변에서 개화한 식물 : 꽃여뀌, 마디꽃, 미나리, 사마귀풀, 속속이풀, 송이고랭이, 올챙이고랭이, 수염가래꽃. 큰비짜루국화, 흰꽃여뀌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