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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eline Dec 28. 2020

한 해를 보내며.

류시화의 시집 중에서.

초대


당신이 생존을 위해 무엇을 하는가는

내게 중요하지 않다.

당신이 무엇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자신이 가슴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어떤 꿈을 간직하고 있는가 나는 알고 싶다.


당신이 몇 살인가는 내게 중요하지 않다.

나는 다만 당신이 사랑을

진정으로 살아 있기 위해

주위로부터 비난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알고 싶다.


어떤 행성 주위를 당신이 돌고 있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당신이 슬픔의 중심에 가닿은 적이 있는가

삶으로부터 배반당한 경험이 있는가

또한 앞으로 받을 더 많은 상처 때문에

마음이 닫은 적이 있는가 알고 싶다.


-중략-


당신이 누구를 알고 있고 어떻게 이곳까지 왔는가는

내게 중요하지 않다.

다만 당신이 슬픔과 정말의 밤을 지샌 뒤

지치고 뼛속까지 멍든 밤이 지난 뒤

자리를 떨치고 일어날 수 있는가 알고 싶다.


-중략-


그리고 당신이 자기 자신과 홀로 있을 수 있는가

고독한 순간에 자신과 함께 있는 것을

진정으로 좋아할 수 있는가 알고 싶다.


오리아 마운틴 드리머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 받지 않은 것처럼/류시화 엮음/1판 169쇄 2006년/오래된 미래>


언젠가부터 시간의 흐름에 참으로 무뎌지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제주의 집 앞에서 간단히 저녁을 하고 들어와 식탁에 앉아 시집을 꺼내 들었다. 책과 음악 영화 그림 모두 같은 느낌이다. 처음 마주 할 때와 시간이 흐르는 사이 또 다른 경험으로 인해 시야가 달라지면서 새롭게 다가온다.


새해에는 나의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으면 한다.


독자 여러분의 새해도 건강한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https://youtu.be/YWOcOChpq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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