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코우치현(高知県, 한국발음으론 고치현)하면 뭐가 연상되나요?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한국프로야구의 전지훈련장소로,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사카모토 료마의 고향으로, 낚시나 회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가다랑어(鰹, 일본발음으로 카츠오)를 떠올리지 않을까 싶다. 안타깝게도 이곳에서 가장 유명하다고 하는 카츠오타타키(鰹たたき)를 제대로 먹은건 딱 한번밖에 없다.
코우치현은 풍부한 가다랑어 어장을 가진 곳이다. 매년 4월이되면, 쿠로시오를 따라 남쪽에서 북상해 올라오고 가을이 되면 반대로 북쪽에서 남쪽으로 내려와서 1년에 두번이나 가다랑어의 제철을 맞이하는 특별한 곳이다. 그러다보니 가다랑어 소비량이 1위고 가다랑어를 활용한 요리가 많다. 그 중에서도 단연 1위는 카츠오타타키다.
타타키(たたき, 한국발음으론 다타키), 생선을 요리할 때 두드리기(잘게 다지기)와 겉만 굽는 조리법을 말한다. 옛날에 소금이나 양념장 같은 조미료가 고가여서 어부들이 직접 손으로 양념과 소금을 문지르거나 두드려서 맛을 내게했다고 한다. 소량의 조미료를 가다랑어에 스며들게해서 만든 선조의 지혜에서 탄생된 요리였다.
에도시대 초기, 세키가하라전투에서 토쿠가와 이에야스를 보좌했던 야마노우치 카즈토요는 서민들이 가다랑어를 날로 먹고 식중독에 걸려 회로 먹는 것을 금지하고 구워서 먹으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이때 대량으로 굽다보니 불이 잘 전달되지 않아 가다랑어의 속살이 조금 레어한 부분이 있었다고 한다. 아까워서 버리진 못하고 잘라서 먹었는데, 그 맛이 좋아서 유래되었다는 설
가다랑어를 잡던 어부들이 선상에서 잡은 가다랑어 특유의 비린내를 잡기 위해 표면을 살짝 굽고 소금을 쳐서 먹었다는 설, 그리고 메이지유신 때, 서양인들이 먹기 위해 스테이크를 참고하여 가다랑어의 표면을 살짝 구웠다는 설도 있다고 한다. 뭐가 맞는지 모르겠지만, 맛만 좋으면 되지 않는가~
코우치현민들은 가다랑어를 짚불에 살짝 굽는다고 한다. 짚불은 기름성분이 들어있어 태울 때 화력이 높아져 가열시간을 줄일수 있기때문에 가다랑어의 표면은 살짝 구워지고 안은 회상태가 된다. 즉 살짝 구우면 여분의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맛이 찐해지고, 식감이 좋아진다고한다. 그리고 짚불의 향기도 배이고, 가다랑어의 특유한 비린내도 잡아주는 역할까지 한다고 한다.
양념장은 일반적으로 마늘과 파를 썰어넣은 퐁즈(ポン酢, 레몬, 라임, 유자 등 감귤류의 과즙에 초산을 더해 맛을 낸 조미료)에 찍어서 먹는데, 코우치현민들은 슬라이스한 마늘과 소금을 뿌려서 먹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