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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윤표 Mar 22. 2023

초등학교 영어시간에 생태전환교육을 한다??

관련자료 0%. 그야말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교육.

"자, 지금부터 제가 하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으신 분은 손을 들어주세요. 첫째, 초등학교 영어 교육과정을 교사와 학생이 함께 재구성한다. 둘째, 초등학교 영어 시간에 생태전환교육을 접목하여 학생이 스스로 가치를 찾아가는 수업을 한다. 셋째, 하브루타교수법을 활용하여 학생들이 배운 내용을 토의 및 토론을 통해 서로 피드백한다. 어느 하나라도 들어보신 분 있나요? " 만약 있으시면 저한테 개인적으로 dm을 요청하고 싶다.


학교교육력제고 팀에 들어갔다. 주제는 생태전환교육이며 내가 해야 할 일은 영어 교과 선생님으로서 주제에 부합하는 연구 방법을 구상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방법을 적용하여 유의미한 결론을 도출해 내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다. 그 목표를 이룬 학생은 영어 수업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꾸준히 생태전환교육내용을 실천하는 인재로 길러지는 것이다.


거창하기 짝이 없고 당장 우리 아들, 딸 길러내기도 벅찬 와중에 고민거리만 무성해진 느낌이었다. 괜히 다른 팀원들에게 민폐가 되지 않을까 하여 나름 고심하여 수업을 기획하고 자장가를 불러주는 순간까지도 아이디어를 기획, 수정하기를 반복했다.


'그래,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한 번 해보자'


출근길에 마음을 다잡고 수업 시간 전까지 준비한 것들을 유목화해서 마음속으로 정리한 후 아이들과 함께 초등 5학년 교육과정을 함께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단원의 목표와 생태전환교육의 분야별 가치가 어울리는 것들을 함께 유목화해보는 작업을 진행했다.


'선생님, Let's go camping은 캠핑하니까 쓰레기 버리지 않기 골라도 되나요?'


'선생님, 물건을 사고파는 단원에서는 과대포장 금지, 업사이클링이랑 어울리는 것 같아요'


내 머릿속에만 존재했던 퍼즐들이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느낌이었다. 자리를 잡아간다는 느낌이 들자 학생들에게 좀 더 좋은 촉진제가 되고 싶어 적극적으로 피드백해 주었다. 아 내가 왜 이걸 몰랐을까, 아이들이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이들은 각자 나름대로 생태전환교육 주제와 필요한 덕목까지 유목화해서 그럴싸한 자료를 구성해 주었다. 고맙기도 하고 한편으론 의심했던 내가 밉기도 했다. 그래 기왕 연구하기로 한 거 한 번 가보기로 했다. 시원하게 말아먹어도 그 과정에서 뭔가 얻는 것이 생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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