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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윤표 Jun 29. 2024

때는 바야흐로 수족구의 계절

엄마 아빠가 맞벌이라 미안해 흑흑

만 1세 달콤이가 다니는 달콤반은 이번주 그야말로 난리가 났습니다. 항상 이 맘 때면 기승을 부리는 병. 바로 '수족구' 때문이지요. 수족구병이란, 여름과 가을철에 흔히 발생하는 질환으로 입 안의 물집과 궤양, 손과 발의 수포성 발진을 특징으로 합니다. 잇몸, 입술에 수포가 나기도 하고 심한 경우 온몸에 수포와 발진을 일으키기도 하며 때로는 고열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별한 합병증이 없는 경우 1주일 안으로 호전이 되는 병이지만 제일 중요한 건 바로 '전염'이 된다는 것이죠. 그로 인해 전염을 통해 수족구를 확진받은 아이와 전염이 두려워 등원하지 않은 아이가 대다수였죠. 그 와중에 꿋꿋이 어린이집 등원을 한 아이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우리 집 '달콤이'였습니다. (엄마, 아빠가 맞벌이라 미안해 흑흑)

혹시라도 우리 달콤이가 수족구 증상이 발현된다면 언제든지 반차를 쓰든, 가족 돌봄 휴가를 쓰든지 해서 케어할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걸. 10명 중 2명만 등원하게 된 이 상황을 오히려 즐기는 듯한 달콤이의 모습이었습니다. 친구들이 아무도 없으니 담임선생님의 사랑을 독차지하게 된 것을 굉장히 기쁘게 생각하는 듯했습니다. 덕분에 담임선생님과 더 많이 산책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었다는군요. 그렇게 좋아하는 키즈카페가 취소되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어린이집 생활을 만끽하는 달콤이의 모습을 보면서 안도의 한숨과 미안함이 공존했습니다. 내가 일을 하지 않았다면 수족구 걱정은 더욱더 안 해도 되었을 텐데.

이와는 별개로 만 3세 반 허니는 어렸을 때 각종 유행병을 달고 살았던 때문인지, 아니면 달콤이 보다 좀 더 성장을 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평소와 다름없는 어린이집 생활을 하였습니다. 동생들은 모두 수족구로 고생하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예정되어 있던 키즈카페에서 친구들과 뜻깊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매주 어린이집에서 수업받는 음률교육, 창의레고 교육도 무리 없이 잘 듣고 왔고요. 그러고 보니 많은 육아 선배님들, 직장 동료들이 하나 같이 했던 말이 머릿속을 스치고 가네요. 


그렇게 병원이랑 약국을 들락날락했는데
 5살만 넘어가면 아이들이 멀쩡해지더라고.

어린이집 생활도 아무래도 단체 생활이다 보니 친구들로 인해 유행병을 앓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들의 면역력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 병에 걸릴지 예측하기 힘든 게 사실이고요. 이럴 때일수록 강조되는 것은 '기본 안전 생활 수칙'일 것입니다. 밖에 나갔다 들어오면 손 씻기, 사람이 많은 곳에선 마스크 착용하기,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즉각 말해서 병원에 다녀오기 등이 그것이죠. 결국엔 기본입니다. 기본적인 것을 준수하지 않으면 그로 인한 부작용을 해결하는 데 부수적인 노력이 발생할 수밖에 없죠.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다 보니 그러한 점을 수시로 학생들과 각 가정에 안내하는 수고를 포기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허니와 달콤이와 같은 어린이집을 다니는 아이들은 즉각적인 자가진단이 어렵죠. 그렇기에 선생님의 세심한 관찰 하나하나가 상당히 중요하다는 것을 상기하는 한 주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허니와 달콤이의 어린이집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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