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기 영어 복습 겸 역할극 꾸밀 시간을 주었다. 다만 역할놀이가 아니라 하브루타 기반 생태전환교육을 구현하고자 했다. 수업 전에 나는 '캔' , '플라스틱' , '종이' 3가지 키워드만 제시했고 학생들이 자유롭게 1:1 대화로 키워드에 관한 이야기를 하도록 유도했다. 하브루타식 수업에 어느 정도 이해를 한 아이들이라 그런지 자유롭고 열정적으로 자신이 생각한 것을 주고받았다. 그리고 학생들이 이야기 나눈 내용을 발표하게 했고 나는 그것을 칠판에 옮겨 적어 시각화했다.
발표한 내용을 종합해 보니 어떤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는지 이야기해보게 했다. 다들 한 목소리로 '쓰레기'라고 대답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쓰레기가 지구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질문했다. 상당히 우수한 대답들이 나왔고 그것들을 요약해 보니 쓰레기가 지구를 아프고 병들게 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오늘 역할극 주제는 지구의 안부를 묻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학생들과 함께 결정했고 학생들은 곧바로 역할극 대본을 창의적으로 구상했다.
제작 과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해당 단원에서 배웠던 안부 묻기, 도움 제안하기 등과 관련된 핵심표현만 간단하게 제시해 주었다. 그 외의 스토리의 흐름과 등장인물의 역할 등은 학생들이 자유롭게 꾸며보도록 했다. 그리고 준비가 된 모둠들은 교실 한쪽에서 연습해 보도록 했다. 단 다른 모둠의 제작 과정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그리고 오늘은 특별히 마지막 시간이라 원어민 선생님의 피드백을 들어보기로 했다. 이는 한국인인 나의 관점에서 자칫 놓칠 수 있는 것들을 좀 더 객관적으로 짚어 보기 위함이다. 또한 학생들의 억양, 강세, 문법적인 오류를 즉각적으로 수정, 보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원어민 선생님은 열린 마음으로 웃으며 학생들의 발표를 세심하게 보기 시작했다. 모든 발표를 마친 후, 원어민 선생님은 큰 지적사항 없이 함께 학생들이 준비한 노고와 준비성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더불어 앞으로 자신도 생활쓰레기를 최대한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좋은 수업의 조건'이라는 질문에 흔히 접할 수 있는 대답은 '교사와 학생의 상호작용'이다. 지금까지 생태전환교육을 하브루타 기반으로 진행해 오면서 결국 모든 수업의 지향점은 '같이'라는 것을 느꼈다. 단순해 보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더 도달하기 힘든 수업의 목표. 나름 최선을 다해 수업을 재구성했고학생 중심의 수업이 되게끔 노력했다고 생각한다. 방학을 가족들과 유의미있게 보내고 2학기때 미진한 점을 보완해서 다시 생태전환교육을 실천해봐야겠다.